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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 고지 올라선 증시 … ‘지체와 서행’ 반복할 듯

중앙일보 2010.09.11 01:20 종합 16면 지면보기
27개월 만의 1800선 고지다. 중국 증시 폭락의 영향으로 2008년 6월 10일 코스피지수가 1774.38까지 밀려난 뒤 2년3개월 만인 10일 1802.58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도 996조원으로 불었다. 곧 1000조원을 넘보게 됐다.



이날 코스피의 강세는 외국인이 이끌었다. 개인은 매도세(5447억원)였으나 외국인이 5429억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주가는 추석 귀향길처럼 ‘지체와 서행’을 반복하며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9월 코스피지수의 상단으로 1820~1830선을 제시했다. 이를 감안하면 1800 초·중반까지 이르는 속도와 상승 폭이 추가 상승을 판단하는 가늠자가 된다는 얘기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1700선을 회복하고 1800에 오기까지 8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며 “주가가 올해 말까지 1900선까지 갈 수 있겠지만 ‘2보 전진과 1보 후퇴’를 반복하며 더디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주가와 환율의 흐름을 살피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7개월 만에 1800선을 넘었다. [연합뉴스]
추가 상승의 동력은 미국과 중국이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미국의 중간선거(11월 2일)와 중국의 공산당 전국인민대표회의(10월)를 앞두고 양국이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각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투자를 위한 판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탁월한 실적과 여전히 저평가된 국내 증시도 주가 상승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우 센터장은 “사상 최대의 기업 실적이 기대되는 데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주가가 상승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 악재도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학균 팀장은 “미국과 유럽의 불안 요인이 지뢰밭처럼 터지며 시장이 불안정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더블딥이 아니라 완만한 하락 정도라면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번번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아왔던 펀드 환매로 인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코스피가 1800선에 근접한 최근 5일 동안 1조1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수가 1800을 넘어서며 환매 흐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800선 위에 남아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규모는 18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1800선 초반대인 1801~1850구간에만 4조5000억원의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주가에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지수가 1800을 넘어서면서 하루 이틀간은 일평균 2000억원대의 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 들어 11조원이 넘는 환매가 이뤄진 만큼 그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가가 상승 폭을 키워가면 환매세도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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