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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2인자 설움 ‘안다리걸기’

중앙일보 2010.09.11 00:25 종합 30면 지면보기
김재범(아래)이 ‘만년 2인자’의 설움을 날려버리고 세계 정상에 섰다. 사진은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는 김재범.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남자 유도의 기대주 김재범(25·한국마사회)이 만년 2인자 설움을 벗어던지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세계유도선수권 81kg급 금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따내
왕기춘 오늘 3연패 도전

김재범은 10일 일본 도쿄 요요기체육관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81㎏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대회 개막 이틀 만에 한국 대표팀에는 첫 메달인 동시에, 김재범 본인에게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의 첫 우승이다.



레안드로 줄레이루(브라질)와의 결승전은 접전이었다. 하지만 김재범은 여유가 넘쳤다. 그는 지난해 12월 도쿄 그랜드슬램 준결승전에서 줄레이루를 이겨본 적이 있었다. 체력에 자신이 있었던 김재범은 후반에 승부를 걸었다. 정규시간 5분 동안 탐색전을 벌인 그는 연장 16초 만에 안다리걸기로 절반을 따내면서 승리했다. 오히려 준결승전이 최대 고비였다. 홈 매트의 이점을 등에 업은 다카마쓰 마사히로(일본)를 상대한 김재범은 착실하게 유효 2개를 따내 승리했다.



김재범은 길고 긴 2인자의 세월을 잘 견뎌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뒤 이후 73㎏급에서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한국마사회)의 후계자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이원희의 벽은 높았고 뒤에서 추격해오는 왕기춘(용인대)의 기세가 무서웠다. 게다가 키가 1m79㎝까지 커지면서 체중 감량의 한계를 느꼈다. 2007년 81㎏급으로 체급을 올린 뒤 곧바로 국내 1인자가 됐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동메달이었다. 항상 마지막 벽을 넘지 못했다.



체급을 바꾼 지 3년째인 이번에 때를 만났다. 지난 1월 수원 월드마스터를 시작으로 2월 독일 그랑프리, 3월 체코 월드컵, 7월 몽골 월드컵까지, 줄줄이 국제대회를 석권했다. 일본으로 떠나던 7일 김재범은 “이제야 81㎏급에 적응이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부족했던 파워면에서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경근 한국마사회 유도 감독은 “(김)재범이는 스피드와 체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아랫 체급에서 올라와 파워면에서 모자랐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한 게 큰 효과를 봤다”고 기뻐했다.



한편 김재범과 같은 체급의 송대남(남양주시청)을 비롯해 남자 90㎏급의 이규원(용인대)과 권영우(한국마사회), 여자 70㎏급의 황예슬(안산시청)과 최미영(용인대)은 예선 탈락했다.



11일에는 한국 유도의 간판 왕기춘(용인대)이 남자 73㎏급에서 세계선수권 3연패를 노린다. 같은 체급의 방귀만(상무)도 우승후보 중 한 명이어서 둘이 결승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여자부 63㎏급 공자영(포항시청)과 정다운(용인대), 57㎏급 김잔디(용인대)와 김진선(충북도청)도 각각 출전한다. 메달 순위에서는 개최국 일본이 금 2·은 1·동 4로 중간 선두, 금 1의 한국은 공동 3위를 달렸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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