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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 잠재력 풍부 … 한국인 자부심 가져야”

중앙일보 2010.09.11 00:21 종합 32면 지면보기
10일 오전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문명 비평가 기 소르망(프랑스), 패션 브랜드 미소니의 대표인 비토리오 미소니(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제밀 이펙치(터키), 셰프 주디 주(영국) 등 세계 문화계 인사 20명이 모여 한국의 문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그들은 8일부터 사흘 동안 한국의 음식과 영화·의상·음악 등을 살펴보았다.


기 소르망 등 세계 문화계 리더 20명 ‘C20’ 토론회

“한국과의 경험은 연애와 같다. 첫눈에 반하지는 않았고, 처음에는 겉모습으로만 판단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다”라는 브루스 도버(오스트레일리아 네트워크 대표) 등 참석자들은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부터 털어놨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드레스를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이펙치는 “요즘 터키에서 드라마 ‘선덕여왕’을 방송 중이다. 매일 밤 거기에 나오는 옷과 장신구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한국의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10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C20’에 참석한 터키 디자이너 제밀 이펙치(맨 오른쪽)가 한국문화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그룹 부회장. 문명 비평가 기 소르망,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이사장, 비토리오 미소니 패션그룹 미소니 대표, 도로시 칸 해밀턴 인터내셔널 컬리너리센터 대표.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제공]
참석자들은 한국의 잠재력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세계적 요리 학교인 인터내셔널 컬리너리 센터의 도로시 칸 해밀턴(미국) 대표의 첫 마디는 “한국에 질투를 느꼈다”였다. “미국 음식은 역사가 짧고 고유의 것이 없다. 한국의 수천 년 역사와 전통 음식이 있어 데이비드 장(한국명 장석호·2010년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든 한국계 미국 요리사)같은 일류 요리사가 활용할 재료가 풍성하다”고 밝혔다. 일본계 브라질 영화감독 티즈카 야마사키는 “영화 ‘마더’를 보고 강한 여성이야말로 한국만의 독특한 스토리라는 생각을 했다. 이처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스토리로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다”라고 짚어냈다.



뼈아픈 지적도 이어졌다. 미소니 대표가 본 문제점은 자부심의 부재다. “한국인은 자신의 나라를 더 자랑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는 사업차 한국인을 자주 만나지만 그들이 자국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거의 없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제품에도 ‘이탈리아 산’을 명시하지만 한국의 경우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한국인이 자기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고유한 특징을 보존하면 세계 문화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일본의 요리 명장인 코이치로 하타는 “한식은 양이 많을수록 더 많은 정성을 담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는 음식에 메시지 담는 것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계 셰프인 주디 주 역시 “한국 음식의 영어 표기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외국인들은 먹으면서도 무엇을 먹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진다”라고 말했다. (관계기사 사람 섹션 12~13면) 



이날 행사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이사장 최정화)이 주최했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문화계 리더들이 모인 ‘C20’의 폐막 토론회다. 토론을 진행한 기 소르망은 “한국 문화의 여러 매력에 대해 세계인이 알 수 있도록 오늘 나온 이야기를 널리 퍼뜨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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