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 중앙글로벌 포럼 주요 참석자 4인 인터뷰

중앙일보 2010.09.06 19:53 종합 4면 지면보기
“한·일 힘 합쳐 미·중 대립 막는 조정자 역할을”



가토 고이치 일본 자민당 의원
“과거 미·소 대립이 그랬듯이 힘센 두 나라가 대립하면 국제 사회가 조화롭게 돌아가지 않는 법이다. 동북아 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미국과 중국의 극한 대립을 막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일본 관방장관과 자민당 간사장을 지낸 13선의 중진 정치인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사진) 의원의 진단이다. 가토 의원은 “10여 년 전부터 일본과 미국, 중국의 3각 관계가 잘 작동돼야 한다는 지론을 펴 왔다”며 “미국이 독주하면 일·중이 이를 막고, 중국이 패권주의로 흐르면 일·미가 이를 막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일본의 외교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이므로 한국과 힘을 합쳐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발표한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에 대해서는 “일본의 지식인 층이나 냉정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발표 과정에서 민주당 내에 분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시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국민들 사이에선 과거 나쁜 감정의 골을 다 날려버릴 기세로 한류 붐이 일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오히려 일반 국민들을 본받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예영준 기자






“독일인 통일세 불만 없어 … 동·서독 주민 모두 내”



요제프 요페 독일 디 차이트 발행인
“독일인들은 통일연대세에 대해 그다지 큰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는다. 동·서독 주민 모두가 이 세금을 낸다.”



독일 유력 주간지 디차이트의 요제프 요페(사진) 발행인은 “서독 연방 시절에도 재정균형제도가 있어 잘사는 주가 그렇지 못한 주를 도와줬다”며 “상대적으로 예산이 부족한 동독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반발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통일연대세는 소득세와 법인세에 5.5%의 추가 세율을 붙여 징수하는 독일의 연방세로 2019년까지 징수된다.



최근 논란이 된 한반도 통일 재원 마련과 관련해서는 “국채보다는 세금 형식이 나을 것”이라고 했다. 국채를 발행하면 다음 세대에 빚을 넘겨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독일식 통일세가 꼭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점진적 교류 확대가 좋은 면이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북한 정권을 연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요페 발행인은 “서독은 1970년대부터 동독과 통행·우편·인적 왕래 등을 본격화해 왔다”며 “이 같은 ‘독일판 햇볕정책’이 동독 정권을 안정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환 기자






“한국, G20 주도하려면 아시아 마음부터 얻어야”



“아시아의 지지를 얻어야 한국이 G20을 주도할 수 있다.”



유숩 와난니 인도네시아 CSIS 부회장
유숩 와난디(사진) 인도네시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회장은 “한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이를 바탕으로 11월 서울 G20정상회의와 향후 G20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 3대 강국(중국·일본·러시아)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경제·정치적 성장을 이뤄낸 것은 한국만이 갖고 있는 유일한 경험”이라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등을 통해 이 경험을 아시아 중소국들에 전해준다면 아시아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와난디 부회장은 “경제에선 이미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도 “정치·군사 등 종합적 측면에서 아시아의 위상은 낮다. 아시아 국가 간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란 핵문제를 예로 들며 “이 같은 문제를 아시아 국가들이 나 몰라라 하는 상황에선 아시아가 세계정치의 중심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시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기자






“냉전시대로 안 돌아가려면 개성공단 더 키워야”



마틴 패클러 뉴욕 타임즈 도쿄 지국장
“개성공단은 현 남북 관계 딜레마의 상징이다. 냉전시대로 되돌아가지 않으려면 공단을 유지하고 더 키워야 한다.”



마틴 패클러(사진) 미국 뉴욕 타임스(NYT) 일본 도쿄지국장은 “천안함 사태로 남북 관계가 매우 나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은 남북이 냉전시대로 돌아가지 않고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북 양측이 강경 노선을 견지하고 있지만 개성공단은 여전히 열려 있는 것에 주목한다”며 “한국도 개성공단을 닫고 싶어 하지 않고, 북한도 경제적인 이유로 공단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에게 남한을 알게 하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년 전쯤 개성을 방문했을 때 나의 안내원이 대학 교수 출신인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공단을 통해 북한 사람들이 돈의 중요성을 더 인식하게 됐고 남한이 잘사는 나라라는 것을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에 대해선 “납치나 미사일 이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지만 북한이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염태정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