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 중앙글로벌 포럼]“중국 부상, 아시아에도 이익” “자국 이익중심 행보가 문제”

중앙일보 2010.09.06 19:48 종합 4면 지면보기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글로벌포럼(주제: 아시아가 새로운 국제정치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에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글로벌 정치 무대에서 아시아의 부상에 따른 새로운 역학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또 아시아가 직면한 도전과 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김영희 본지 대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G20 금융개혁, 곧 세계 1위 경제권 될 아시아에 도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경제의 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 등 아시아가 약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21세기에 아시아가 과연 글로벌 정치의 중심이 되기 위해 어떤 역할과 조건이 필요한지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하지만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도 북한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압박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글로벌포럼에서 사공일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단상 왼쪽에서 둘째)이 ‘아시아의 관점에서 본 G20’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아시아가 새로운 국제 정치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30여 개국 100여 명의 전문가와 기자가 참석했다. 단상 왼쪽부터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사공일 준비위원장, 스게노 미키오 닛케이 선임기자, 로저 유 USA투데이 기자, 밤방 푸완토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 국제·경제 담당 편집 부국장. [최승식 기자]
◆세계 각국이 바라본 아시아의 부상=전문가들은 우선 아시아 부상의 배경과 과정에 대해 분석했다. 옌쉐퉁(閻學通) 중국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최근 아시아의 약진과 과거 미국·일본의 부상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미국이나 일본의 영향력이 커질 때 아무도 북미의 부상 또는 아시아의 부상으로 일컫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아시아의 부상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은 중국의 발전과 이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력을 아시아와 연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브라마 첼라니 인도 정책전략연구소 교수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세계 질서가 군사력에서 경제력 중심으로 급변했다”며 “아시아는 탈냉전 시대 이후 세계 무대에 강력하게 등장했다”고 말했다.



스즈키 사토루(鈴木悟) 일본 아사히TV 국제전략담당 부장은 중국의 급성장에 대한 일본의 시각을 전했다. 스즈키 부장은 “중국은 일본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으로 일본에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양국은 북한·이란의 핵 문제와 기후변화협약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적극 협력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시아의 부상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요제프 요페 독일 시사주간지 디차이트 발행인은 “현재 아시아 안보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어서 중국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역할을 대신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국 부상의 파급효과 논란=옌쉐퉁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초강대국이 탄생하면 주변 국가들도 함께 번영을 누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중국의 부상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많은 이익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이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에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요제프 요페 디차이트 발행인은 중국의 팽창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지구촌의 균형 있는 발전과 인권 문제 등 강대국으로서의 책임을 수행하기보다는 자원 확보 등 자국 이익 중심의 행보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이웃 국가들이 미국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아시아의 도전과 기회=참석자들은 아시아 국가 간 긴밀한 협력이 국제 정치환경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크리스토프 나이트하르트 독일 쥐트도이체 차이퉁 일본 지사장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제시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은 이전에도 있었다”며 “이처럼 아시아 국가들은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하토야마 구상의 한계에 대해서도 짚었다. 나이트하르트 지사장은 “미국은 자국이 포함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단체에만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주필은 향후 10년간 아시아는 크게 3개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 체제의 불안정 ▶남중국해에서의 갈등 ▶에너지와 환경 문제 등을 꼽았다.



◆아시아 관점으로 본 G20=사공일 대통령 직속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주요 7개국(G7)이 맡았던 역할을 주요 20개국(G20)이 담당하고 있다”며 “최근 경제가 회복되면서 이에 대한 무용론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서울 회의의 성공을 통해 이 같은 인식을 불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조만간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권이 될 아시아의 입장에서도 G20이 주도하는 금융구조 개혁 등이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르나르도 비예가스 필리핀 아시아·태평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 공업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G20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며 “외환위기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유연한 환율 정책과 금융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불과 30여 년 만에 빈곤을 뿌리뽑은 나라로서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등에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최익재·이에스더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중앙글로벌포럼(J-Global Forum)=세계 각국의 전문가·언론인들이 국제 문제를 토론하는 포럼이다. 중앙일보와 유민문화재단 등이 매년 공동 주최한다. 1996년 ‘아시아 언론인 포럼’을 모태로 출발해 2000년에는 ‘아시아·유럽 프레스 포럼’, 10회째인 2007년에는 ‘중앙글로벌포럼’으로 확대 개편됐다. 그동안 후나바시 요이치 일본 아사히신문 주필, 데오 좀머 전 독일 디차이트 발행인, 조셉 나이 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 등이 참석했다. 국내 인사로는 이명박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특별강연을 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