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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비리교장 징계 솜방망이 논란

중앙일보 2010.09.06 00:29 종합 24면 지면보기
뇌물수수·성희롱 등의 비리를 저지른 경기도 내 교장들에 대해 도교육청이 솜방망이 징계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5일 “지난달 징계위원회를 열고 수학여행 등 학교 단체여행과 관련해 관광회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교장 7명을 정직처분하고, 2명을 감봉으로 의결해 징계 결과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7월 도교육청에 수학여행 관련 비위에 연루된 전·현직 교장 19명의 명단을 통보했다. 이들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수학여행, 현장학습 등 각종 학교 단체여행과 관련해 업체 대표로부터 100만~600만원씩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들 중 퇴직한 전직 교장 6명과 조사가 진행 중인 사람을 제외한 9명을 중징계 하도록 징계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징계 결과 중징계 가운데 가장 낮은 정직 7명에, 경징계인 감봉 2명에 그쳤다. 국가·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파면·해임·강등·정직 처분은 중징계에 속한다.



도교육청의 징계 수위는 서울시교육청의 징계와 대비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같은 사안에 연루된 교장 62명 가운데 지난달 두 차례 징계위원회를 열고 14명을 우선 징계했다. 파면·해임 9명, 정직 4명, 감봉 1명이다. 파면·해임은 공무원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교단 퇴출을 의미한다. 1일에는 징계에 앞서 관련자 10명을 직위해제했다.



앞서 도교육청 징계위원회는 교사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막말 발언을 한 의정부 A초등학교 교장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 문제의 교장은 강등되면서 연천군의 한 초등학교 교감으로 전보 조치됐고, 교사와 학부모 등이 거세게 반발했다. 당사자는 결국 3일 사직서를 냈다. 징계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박효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일벌백계 의지가 약한 것도 문제이지만 부교육감이 징계위원장을 맡는 등 징계위가 관료화된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징계위를 재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경기대표도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비리는 재발 위험이 크고 한두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강력하게 징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숙 경기도교육청 감사담당 사무관은 “비리 교장들을 징계위에 넘기면서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징계위원들이 비슷한 사안의 전례를 따져 징계 수위를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징계 결과를 재검토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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