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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재일동포 주주 “상의도 없이 … ” 반발

중앙일보 2010.09.06 00:28 경제 3면 지면보기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왼쪽부터)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대표이사 해임 건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각축전 말이다.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 사장을 해임하기 위한 공세에 나섰다면, 신 사장은 이를 막아내야 하는 입장이다.


이르면 오늘 일본서 자체 회동 … 이사회 개최 늦어질 수도

판정은 12명의 이사 몫이다. 이사회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미 물밑 대결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해임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라 회장과 이 행장은 국내외 이사들을 직접 만나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 신 사장도 재일동포 이사들을 중심으로 ‘절차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은행장을 세 번, 지주 회장을 네 번 연임한 라 회장의 영향력엔 흔들림이 없다는 게 신한금융의 설명이다.



하지만 신 사장 고소 사태에 이르게 된 것 자체가 그의 카리스마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게다가 그동안 라 회장을 지지해 왔던 재일동포 주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5일 신한지주에 따르면 이 행장은 지난 3일 일본으로 날아가 재일동포 주주와 사외이사들을 직접 만났다. 이사회 12명 중 4명이 재일동포 이사이므로 이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자리에서 이 행장은 신 사장을 검찰에 고소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사외이사는 “왜 이사들과 상의도 없이 해임을 하겠다고 하느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신 사장의 해임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 사정에 밝은 한 금융계 인사는 “이 행장이 핵심 주주와 사외이사를 제대로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이런 상태라면 재일동포 사외이사들이 신 사장의 해임 안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일부 동포 주주들 사이에선 라 회장, 신 사장, 이 행장 세 명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무조건 해임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사회를 열어 무엇을 논의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사회에서 해임안을 상정할지 말지부터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신한금융그룹은 피고소인 신분이 된 신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해임하기 위한 이사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것에선 한발 물러났다.



이 때문에 이사회 개최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이 행장의 설명대로 일단 이사회를 개최하되 신 사장의 해임안은 이사들의 공감대를 이룬 뒤 상정할 가능성도 있다. 만일 해임안 통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를 주도한 라 회장과 이 행장 측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자신이 꺼낸 칼에 스스로 찔리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원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부 동포 주주가 반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행장의 설명을 듣고 신 사장 고소 건을 이해한 주주들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내부에선 해임안이 상정된다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라 회장과 이 행장 이외에 류시열 비상근이사도 라 회장과 가까운 사이다. 국내 사외이사 3명의 경우 라응찬 회장과 류 비상근이사의 추천을 받은 인연으로 라 회장 측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오사카 지점장을 지낸 신 사장 쪽도 대응에 나섰다. 신 사장은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부터 알고 지낸 재일동포 사외이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절차상의 문제점을 설명했다”며 “전임 은행장을 검찰에 고소하는 게 유례없는 일이라는 데 사외이사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주주와 이사들의 일치된 의견은 아직 도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동포 주요 주주들은 이르면 6일 현지에서 모임을 열고 신한금융 사태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배·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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