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말 바루기] 이유 있는 ‘붇다’의 변신

중앙일보 2010.09.06 00:19 경제 19면 지면보기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은 올여름. “개울물이 불기 전에 야영객을 긴급 대피시켰다” “강물이 더 불면 댐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할 계획이다” 등의 소식을 자주 접한다.



이때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는 의미로 ‘불기’ ‘불면’이란 말을 흔히 사용하지만 ‘붇기’ ‘불으면’으로 바루어야 한다. ‘불다’가 아니라 ‘붇다’가 기본형이다. ‘붇다’에 ‘-기’가 붙으면 ‘붇기(붇+기)’, ‘-으면’이 붙으면 ‘불으면(붇+으면)’으로 바뀌는 ‘ㄷ불규칙활용’을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ㄷ불규칙활용은 어간 말음인 ‘ㄷ’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자음 앞에서는 받침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ㄷ’을 쓴다. ‘붇기, 붇고, 붇는, 붇지, 불으면, 불은, 불어서, 불으니’ 등과 같이 활용된다.



이 ‘붇다’와 헷갈리는 말이 불입금·이자·곗돈 등을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는 뜻의 단어 ‘붓다’이다. “재산이 붇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바르게 쓰였지만 “적금은 붇고 있니?”라고 해서는 안 된다. ‘붓고’라고 고쳐야 맞다. “면발이 붇다”와 “다리가 붓다”의 경우도 혼동하기 쉽다. 물에 젖어 부피가 커지는 건 ‘붇다’,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는 건 ‘붓다’를 사용해야 한다.



이은희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