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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추간공 외측협착] 심한 통증으로 무릎 못 펼 땐, 미세현미경 수술

중앙일보 2010.09.06 00:16 건강한 당신 8면 지면보기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척추질환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얼마 전까지 대표적인 허리질환은 디스크(추간판탈출증)였다. 하지만 요즘은 척추관협착증 같은 노인성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척추질환의 발생에 또 다른 변화가 일고 있다. 다름 아닌 ‘추간공 외측협착’ 환자의 증가다.



지난해 제일정형외과병원에서 허리를 수술한 800여 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추간공 외측협착 환자가 전체의 23%에 이르렀다. 2007년도 14%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하는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퇴행성 변화가 본격화하는 50대에는 16.5%에 머물지만, 70대 27.5%, 80대에는 무려 34%에 달했다.



인체에서 가장 굵은 신경다발은 척추의 척추관을 통과한다. 이 신경다발에서 신경이 가지치기를 해 손과 발 등 인체 각 기관으로 뻗어나간다. 추간공은 바로 신경가지가 나가는 출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추간공 외측협착이란 신경가지의 출구가 막히는 질환이다. 일반 척추관협착증처럼 퇴행성 척추질환이지만 신경이 눌리는 부위가 엄연히 다르다.



원인은 퇴행성 변화로 불규칙하게 자란 골극(뼈가시), 또는 파열된 디스크에서 빠져나온 수핵이 추간공 바깥쪽에서 신경을 누르기 때문.



증상도 다르다. 일반 협착증은 다리로 가는 신경다발이 압박을 받아 다리가 무겁고 뻐근하다. 환자는 이런 증상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파행(跛行)증상을 보인다.



추간공 외측협착은 심한 통증 때문에 무릎을 펴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누울 때도 무릎이나 허리를 구부려야 편하다. 증상이 눌린 신경에 따라 다르다. 허벅지·무릎이 아프다는 사람도 있고, 종아리·발가락·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허리엔 별반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지금까지 이 질환이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진단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MRI(자기공명영상촬영) 진단 방식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정면 또는 45도 각도로 찍거나, 신경블록 테스트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진단만 정확하면 치료는 비교적 수월하다. 1.5~2㎝의 피부를 절개한 뒤 미세현미경을 옆쪽 근육 사이로 집어넣어 협착의 원인을 제거한다. 작은 공간에서 정밀하게 치료하므로 수혈이 필요 없고, 부위마취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체력부담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다만, 신경압박이 심할 때는 수술 후 통증이 바로 사라지지만, 신경이 눌렸다가 풀리면서 부기 때문에 다리가 저리는 잔존 증상은 2~3개월 지속될 수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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