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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 우울증 환자 90%, 머리도 아프고 팔·다리도 아프고

중앙일보 2010.09.06 00:12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중앙포토]
Q 몇 해 전부터 어머니가 온몸의 근육통을 호소한다. 욱신욱신 안 아픈 데가 없는데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한다. 몸이 아픈 것과 우울증이 관계가 있나?



A 마음의 병은 몸으로도 나타난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10명 중 7명은 신체 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같은 연구결과가 있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올해 3월 13개 병원의 우울증 환자 3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에 달하는 환자가 두통과 근육통·요통·관절통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우울증은 뇌 속의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란 물질이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이들 물질은 통증이 뇌로 전달되는 신경경로에도 연결돼 있어 통증을 조절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우울증이 몸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이유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장애는 문화권마다 증상이 조금씩 다르다. 서구권에서는 우울한 기분과 흥미 결여, 지나친 죄책감·무가치감 등 심리적 증상이 많다. 반면 한국에서는 근육긴장이나 두통·피로감·수면장애·식욕장애 등 신체 증상이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우울증은 신체적 증상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신체 통증이 우울증을 더 깊게 만든다는 점이다. 통증으로 자신의 우울감을 미쳐 인지하지 못하거나, 몸이 아파서 우울한 것이라고 거꾸로 생각하기 쉽다. 결국 몸이 아픈 근본 원인을 찾지 못하고 내과·신경과·한의원·가정의학과를 돌게 된다. 이러다 보니 정신과를 찾기까지 3년 이상 걸리는 것이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증상이 몇 년씩 지속하기도 하고 반복적으로 재발한다. 따라서 특별한 원인 없이 머리와 어깨·목·팔·다리 등에 통증이 나타나고, 우울한 감정이 든다면 우울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가벼운 우울증은 운동이나 심리치료로도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동반되는 우울증은 기분증상과 신체증상을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우울감이 악화하거나 통증이 다른 신체증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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