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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과 예술의 화려한 만남

중앙일보 2010.09.06 00:11 종합 27면 지면보기
국립현대미술관은 3일 전남 영광군 원자력발전소에서 김수자씨의 멀티 채널 비디오 작품 ‘지·수·화·풍(地水火風)’ 설치예술공연을 개막, 19일까지 계속한다. 김씨는 원자로를 식힌 물을 방류하는 바다의 제방(길이 1136m)에 대형 스크린 6개를 설치, 이글거리는 용암과 넘실대는 파도, 그린란드 빙하 등을 담은 영상물을 투사한다. 핵심 개념은 자연을 구성하는 흙·물·불·바람의 물질적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생성·변화·소멸한다는 것이다.


물 방류 제방에 대형 스크린
파도·용암·빙하 담은 영상물
김수자씨 설치예술공연 열려

영광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 방류제에 설치된 스크린에 설치미술가 김수자씨의 비디오작품 ‘지·수·화·풍(地水火風)’ 이 상영되고 있다. [장정필 프리랜서]
작가 김씨는 “원자력 발전이라는 기술의 영역과 자연을 해석하는 예술의 영역이 접점을 찾은 것”이라며 “원자력이 위험하긴 하지만 인간을 위해서 쓰이는 만큼 어떻게 긍정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세계 주요 미술관 전시와 상파울루 비엔날레 및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 등에 참가한 세계적 작가이다. 보따리·바늘 등 일상 도구들이 지닌 경계와 이중성에 관심을 보여 왔다.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에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원을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대우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지낸 배순훈(67) 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있다. 그는 미술관 영역 안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전시와 프로젝트를 밖으로 끌어내는 방안을 찾던 중 한국의 산업 역량을 예술 프로젝트와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그리고 첨단산업 현장이자 혐오시설이고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원자력발전소 안으로 누구도 시도해보지 못한 상상의 프로젝트를 끌어들여 보자는 계획을 세웠고, 작가 김씨를 통해 구체화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원전 아트 프로젝트가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해소하고 한국형 원자로의 이미지와 국제경쟁력을 높여 해외 수출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상 프로젝트는 매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다. 장소가 보안시설인 원전 안 냉각수 방류제이기 때문에 홈페이지(www.nppap.or.kr)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문의:02-5246-3727



영광=이해석 기자

사진=장정필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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