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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3년 만에 ‘안전한 천일염’ 인정받은 박성창씨

중앙일보 2010.09.06 00:07 종합 35면 지면보기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50㎞ 가량 떨어져 있는 신안군 도초도의 성창염전. 이곳은 맛과 위생이 뛰어난 천일염을 생산하기로 소문났다. 지난해 6월엔 만화가 허영만씨를 비롯해 만화 ‘식객’팀이 다녀가기도 했다.


“하루 10시간씩 게구멍 막은 덕분”

이처럼 유명한 성창염전의 사장인 박성창(58)씨는 원래 소금쟁이(염부)가 아니었다. 신안과 목포·진도 지역에서 33년간 교편을 잡았던 전직 초등학교 교사다.



박성창 사장이 염전에서 염도를 측정하고 있다. [성창염전 제공]
교장이 되고도 남았을 긴 세월 동안 묵묵히 평교사로 일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보람을 느껴온 그가 갑자기 교직을 떠난 것은 건강 때문이었다. 급성 심근경색에다 당뇨병·고혈압으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2007년 명예퇴직을 했다. 그러고는 고향 도초도로 돌아와 가업을 이어받았다. 자신을 포함한 11남매는 염전 덕에 학교에 다니고 생활할 수 있었다. 그에겐 아주 고마운 소금이다. 하지만 박 사장은 “천일염은 싸고 지저분한 소금이란 일반인들의 인식에 늘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말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고급 천일염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의 염전이 있는 도초도는 증도면·비금면과 함께 지난해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바닷물이 맑은 곳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고 느꼈다. “원재료가 훌륭하더라도 생산 과정이 비위생적이면 최종 제품이 안전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새벽부터 발품을 팔았다.



“게가 뚫어놓은 구멍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면 천일염은 끝이에요.“ 박 사장은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걸어다니며 바닷물이 들어오는 틈인 게구멍을 직접 메우고 있다. 시설도 친환경 자재로 확 바꿨다. 이런 노력 끝에 성창염전은 올 2월 식품안전을 보장하는 ‘ISO 22000’ 인증을 받았다. 천일염 생산시설론 국내에서 둘 째다.



그는 또 천일염의 맛을 높이기 위해 생산량 대부분을 1∼3년가량 보관한 뒤 시장에 내놓고 있다. 목포대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 함경식 교수는 “천일염을 오래 두면 쓴 맛을 내는 성분인 마그네슘과 염화칼슘이 빠져나가 풍미가 한결 좋아진다”며 “천일염 맛은 결국 그해 날씨와 함께 사람의 정성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천일염을 자루에 담아 3년간 매달아두면 수분도 함께 빠져나가 양이 35%나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박사장은 “양보다는 깊은 풍미가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고향으로 돌아와 염부가 된 뒤 그는 건강을 되찾았다. 혈압·혈당 모두 정상이다. 최고의 천일염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땀 흘린 덕분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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