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일기] 수입차 대중화, 서비스 개선부터

중앙일보 2010.09.06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수입차 업체가 부품에 관세를 물고, 재고 부담이 커 수리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판매보다 정비에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아닌가. 국산차보다 서너 배 비싼 수리비를 이해할 수 없다.” (어느 네티즌의 글)



9월 3일자 E2·3면 스페셜 리포트 ‘값 내린 수입차, 유지비는 국산차의 3~4배’를 읽은 독자와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100개가 넘는 댓글이 붙고, ‘수리비 폭탄을 맞았다’는 불만을 적은 수십 통의 e-메일이 기자에게 왔다. 이들은 “진정한 수입차 대중화를 위해선 부품 값을 내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판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입차는 어느새 중산층의 발이 되고 있다. 일부 수입차 업체의 경우 올 상반기 판매량 중 90% 이상이 국산차를 타던 사람들이 갈아탄 경우라고 한다. 올해 말이면 수입차 보급대수가 50만 대를 넘을 전망이다. 기자가 자동차를 처음 담당하던 10년 전만 해도 수입차 보급대수는 5만 대가 채 안 됐다. 그때만 해도 ‘수입차 사면 세무조사 받는다’는 웃지 못할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수입차 값이 내리면서 중산층 봉급생활자들이 구입을 검토할 정도로 대중화된 것이다.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긍정적인 면이 여럿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입차 관련 일자리만 20만 개가 넘었다. 국산차와의 차 가격 경쟁도 소비자에게는 결국 득이 된다. 신차가 나올 때마다 가격을 10% 이상 올렸던 현대·기아차도 수입차 확산에 따라 가격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수입차 대중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기초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수리비가 비싸고, 정비 능력이 태부족해 서비스를 받으려면 며칠씩 기다리는 일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수입차로 갈아탄 중산층이 3, 4년 타본 뒤 ‘수리비 무서워 정비공장 못 간다. 서비스도 형편없다’는 불만을 쏟아내면 그 결과는 뻔하다.



물론 국산차도 남의 일 보듯 할 때는 아니다. 이번 기사의 댓글에는 매년 치솟는 국산차 수리비 실태를 점검해 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수입차와 국산차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다양한 차를 보다 좋은 조건에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태진 경제부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