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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르세틴은? 키위 속에 듬뿍 든 돌연변이 세포 억제 물질 … 암 막는데 효과

중앙일보 2010.09.06 00:00 건강한 당신 10면 지면보기
퀘르세틴(quercetin)을 알면 암이 두렵지 않다? 퀘르세틴은 우리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폴리페놀 성분 중 하나. 미국의사협회(AMA)는 퀘르세틴이 암세포처럼 손상된 세포가 증식하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암세포에 공급되는 영양소와 산소를 차단해 암의 성장을 막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퀘르세틴이 채소와 과일에 듬뿍 들어 있다는 것. 퀘르세틴은 어떤 물질이고, 암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과일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



비타민C 오렌지의 2배 … 하루 2.5개 먹어야



[중앙포토]
최근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이형주(한국식품과학회장) 교수팀은 영국영양학회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 최신호에 퀘르세틴의 암 발생 억제 작용 메커니즘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논문에서 “키위 속에 들어 있는 퀘르세틴이 활성산소에 의해 망가진 세포 간 신호전달 체계를 회복시켜 암을 예방한다”고 밝혔다. 세포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려면 세포 간 신호전달이 중요하다. 활성산소로 세포 간 신호전달에 이상이 생기면 암세포가 된다는 것. 퀘르세틴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전단계에서 암의 발생을 차단한다는 것이 논문의 요지다.



암은 왜 생길까. 정상 세포는 스스로 분열과 성장을 반복하다가 수명을 다하면 죽어 없어져 수의 균형을 유지한다. 이때 어떤 원인으로 세포의 증식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세포가 죽지 않고 분열을 계속한다. 비정상적으로 과다 증식해 종양 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암은 점차 세력을 키워 주위 조직을 파고들며 빠르게 성장한다.



이때 세포를 망가뜨려 돌연변이를 만드는 것이 활성산소다. 유전자를 공격해 무한정 증식하는 기형 세포인 암을 만드는 것이다. 활성산소는 에너지를 만드는 대사과정의 부산물로 생긴다. 호흡을 통해 체내에 들어온 산소의 일부가 불안정한 상태로 바뀐 것이다.



퀘르세틴은 기존 항산화물질과는 차별화된 효과를 갖는다.



이 교수는 “항산화 효과뿐 아니라 질병의 초기단계인 염증반응 억제, 질병 유발 유전자 발현 억제, 정상적인 신호전달 회복, 암의 전이 억제 등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평소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만으로도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 먹어야 할 적정량은 얼마일까. 이번 연구에 따르면 퀘르세틴 작용으로 세포 간 신호전달체계를 회복하려면 하루에 키위 2.5개를 먹어야 한다(몸무게 60㎏인 사람 기준).



그린키위와 골드키위의 퀘르세틴 함유량에는 차이가 없었다. 이 물질은 다른 과일이나 채소에도 있다. 이 교수는 “퀘르세틴은 양파와 마늘·사과·미나리·브로콜리 등에 들어 있지만 키위에 특히 많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키위에는 오렌지의 2배에 달하는 비타민C, 사과의 6배나 되는 비타민E가 들어 있다. 특히 식이섬유와 엽산·칼륨·칼슘·인 등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어린이와 임산부에게 좋다. 실제 예일대학교-그리핀 예방연구센터에서 총 7만여 개 식품의 영양학적 가치를 1점에서 100점까지 점수화한 영양평가 시스템(Nutritional Scoring System) 평가 결과, 키위가 100점 만점을 획득한 바 있다.



그렇다고 퀘르세틴을 치료제나 예방약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식품에 아무리 좋은 성분이 있어도 함유된 농도가 낮아 암세포처럼 급속도로 증식하고 전이되는 질병을 치료하기는 어렵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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