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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 내보낸다” … ‘라응찬 카리스마’ 이사회서 먹힐까

중앙일보 2010.09.04 01:56 종합 6면 지면보기
신한금융지주의 내분 사태가 다음 주 중대 고비를 맞는다. 신한은행에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당한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의 해임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는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의 영향력이 여전한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다. 이 과정에서 회장 이후의 후계 구도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검찰도 다음 주부터 신 사장의 횡령과 배임 의혹을 수사할 예정이다.


내주 12인 이사회가 고비

◆대표이사 해임 논의=익명을 원한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 사장이 지주 대표이사라는 지위를 활용해 혐의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하고 있다”며 “대표이사를 계속 맡기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9명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라 회장, 신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이다. 사외이사 9명 중 4명은 재일동포 주주다. 대표이사 해임 안건이 통과되려면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사외이사의 힘이 셌던 KB금융과 달리 신한금융에선 라 회장의 카리스마가 절대적이다. 또 평소 경영엔 별 관여를 하지 않는 재일동포 주주들도 라 회장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다. 신 사장은 이사회에서 결백을 호소할 계획이다. 그는 “고소만 됐을 뿐 입증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노조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김국환 노조위원장은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검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이사회를 열지 않아야 한다”며 “필요하면 이사회를 저지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후계 논의 나오나=이사회에 해임 이외에 다른 안건이 올라갈지도 관심이다. 특히 임시주총 소집이 논의된다면 후계 구도를 가시화하겠다는 라 회장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라 회장은 고령(72세)에다 금융실명제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젠 신 사장의 고소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나중엔 본인 의중대로 후계자를 정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계자로는 이백순 행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동지상고 출신인 신한금융투자 이휴원(57) 사장이 이른바 ‘범TK’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중용될 것이란 얘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어떤 안건이 올라갈지, 주말을 지나면 최고경영진에서 뭔가 말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 착수=서울중앙지검은 3일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고소한 사건을 금융조세조사3부에 배당해 수사에 들어갔다. 통상적인 고소 사건은 형사부에서 처리할 수도 있지만 전임 은행장이 연루된 거액의 배임과 횡령 의혹 사건인 만큼 금융사건을 전담하는 금조부에서 맡기로 한 것이다.



김원배·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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