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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안면송’ 곤파스에 당했다

중앙일보 2010.09.04 01:43 종합 8면 지면보기
제7호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명품 소나무로 꼽히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안면송(松)과 보령시 보령시 외딴 섬인 외연도의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이 큰 피해를 봤다.


7650그루 피해 … 천연기념물 ‘외연도 상록수림’도 쑥대밭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자생하는 명품 소나무 안면송 7650그루가 2일 태풍 ‘곤파스’의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졌다. [연합뉴스]
2일 오전 3시부터 5시까지 서산·태안 등 충남 서해안에는 최고 초속 41m의 거센 바람이 불었다. 이 때문에 안면도 휴양림과 수목원 일대에서 자생하는 안면송 7650그루가 뿌리가 뽑히거나 부러졌다. 피해를 본 소나무 가운데 수령(樹齡) 50년 이상(직경 24cm) 소나무도 1750그루나 된다.



최영규 안면도 휴양림 관리소장은 “수령 50년 이상 되면 목재 등으로 활용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도유림인 이 일대 소나무숲(3893만㎡)에는 크고 작은 안면송 80여 만 그루가 자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지름 24cm 이상(수령 50~120년) 소나무는 16만여 그루다. 충남도는 안면도 소나무숲 가운데 115만㎡(2000여 그루)를 산림유전자 보호종으로 지정해 특별관리하고 있다.



안면송림 인근에 사는 전국진(64·안면읍 창기리)씨는 “이렇게 강력한 바람을 체험하기는 평생 처음”이라며 “지역의 보물인 안면송이 크게 상처를 입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3일부터 공무원과 주민 등 100여 명을 동원해 쓰러진 안면송을 제거하는 작업에 나섰다. 내년 초께에는 소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후계목(後繼木)을 심을 계획이다.



안면송은 줄기가 붉은 색을 띠는 적송(赤松)으로 나무 모양이 독특해 안면송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나무 위와 아래의 둘레가 비슷해 줄기가 곧게 뻗은 모습이 장관이다. 조선시대에는 경복궁과 창덕궁 건축에 사용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2008년 1월 불에 탄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도 안면송이 사용됐다. 2005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수 경영산림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때 대량 반출돼 아름드리 나무가 드문 실정이다.



충남도 김영수 산림녹지과장은 “태풍으로 인한 안면송 피해액을 정확히 산출하기는 곤란하다”며 “안면송을 관광산업에 활용하려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2019년까지 60여억원을 들여 안면송을 관광자원으로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안면송을 원료로 한 송엽주와 송홧가루차 등을 개발하고 36㎞에 달하는 트레킹 코스 등을 만드는 게 골자다.



태풍 곤파스는 보령 앞바다에서 서쪽으로 53km 떨어져 있는 오천면 외연도를 덮쳤다. 이 때문에 후박나무와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136호 상록수림(3만2727㎡)의 절반 정도가 쓰러지거나 잘려 나갔다. 상록수림 관리인 남궁호재(42)씨는 “2일 새벽 2시부터 세찬 바람이 불기 시작해 상록수림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며 “나무가 뽑히거나 부러져 뒤엉켜 사람이 지나가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상록수림의 중앙에 있는 연리목(戀里木)인 ‘사랑나무’도 뿌리가 뽑히고 두 나무를 연결하는 가지가 잘려나갔다.



주민 150여 가구(550여 명)가 살고 있는 외연도는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전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섬’ 의 하나로 뽑혔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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