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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뢰 혐의 구속된 전 여수시장 돈 수천만원 주승용 의원 측에 갔다

중앙일보 2010.09.04 01:12 종합 20면 지면보기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3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오현섭(60) 전 여수시장이 민주당 주승용(58·사진) 의원 측에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6·2선거때 주 의원 먼친척이 받아
오 전 시장 돕던 지역캠프서 사용
주 의원 “나와는 관계 없는 일”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 전 시장이 지난 6·2 지방선거 직전 여수가 지역구인 주승용 의원 측에 선거자금 수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이 돈을 전달했다고 밝힌 인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주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주모씨를 통해 여수시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5000만원과 1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주승용 의원의 지역위원회는 오 전 시장의 선거 운동을 지원했다. 주 의원의 지역구와 오 전 시장의 선거구가 겹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당선을 위해 돈을 쓴 것으로 보인다”며 “나도 이 사실을 며칠 전에야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돈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진 주씨는 내 당숙뻘 친척이며 오 전 시장과 친한 사이”라며 “나에게 주는 대가성 돈이라면 공천 전에 줘야지, 지방선거가 한창일 때 주는 게 말이 되는가.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현재 뇌물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공사 수주를 대가로 경관조명업체로부터 2억원, ‘이순신 광장’ 건설업체로부터 8억원을 받은 혐의다. 오 전 시장은 이 돈을 조직관리와 선거 운동에 사용했으며, 일부는 여수 지역 도의원과 시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이 현역 의원 측에 돈을 건넸다고 진술함에 따라 뇌물 수수로 촉발된 이번 수사가 정치권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수 지역에서는 오 전 시장이 공천을 위해 정치권에 큰돈을 뿌렸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오현섭 리스트(오 전 시장에게 돈을 받은 이들의 명단)’가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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