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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늙은이’ 이상엽 … 4연속 버디로 뒤집기

중앙일보 2010.09.04 00:18 종합 30면 지면보기
2-2-2-3위.


허정구배 한국 아마추어 골프
마지막날 6언더 몰아쳐 우승
3년간 2위 김민휘, 3위 눈물

한국 아마 최강자이자 국가대표 에이스인 김민휘(18·신성고)가 허정구배 한국 아마추어 선수권에서 지난 4년간 기록한 성적이다. 3년간 대회 준우승을 했던 김민휘는 프로 전향을 앞둔 마지막 대회인 올해 대회에서는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했다가 3위로 떨어졌다.



호쾌하게 드라이브샷을 날린 뒤 공의 방향을 쳐다보는 이상엽. [삼양인터내셔날 제공]
3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골프장에서 벌어진 제57회 대회 우승은 낙생고 1년생 이상엽(16)이 차지했다. 김민휘에게 1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이상엽은 마지막날 6언더파를 몰아친 덕분에 합계 12언더파로 우승했다. 전반 2타를 줄여 김민휘를 따라잡은 이상엽은 12번 홀부터 4홀 연속 버디를 잡아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엽은 “4연속 버디를 할 때는 무념무상의 상태였다”며 “한 타 한 타에 집중했더니 5m 내외의 버디 퍼트가 다 들어가더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 이해준씨는 “상엽이는 하루에 4시간씩 퍼트 연습을 하는 연습벌레”라면서 “먼 거리의 퍼트를 성공시키는 게 우연이 아니다”고 칭찬했다. 1m82cm· 92㎏의 이상엽은 큰 덩치임에도 몸이 유연해 장타를 친다. 친구들로부터 ‘애늙은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침착한 경기를 하는 것도 강점이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전지훈련 대신 국내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지만 실력은 쑥쑥 늘고 있다. 이상엽은 “겨울에 외국으로 전지훈련을 가는 친구들이 전혀 부럽지 않다. 올 11월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대표로 선발되지 못했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김민휘와 박일환(속초고3)·이재혁(이포고2)·이경훈(한체대1) 등 4명이 국가대표(남자)로 선발됐다.



이날 끝난 허정구배는 한국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대회다. 영국의 (브리티시) 아마추어 챔피언십, 미국의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대회다. 그러나 국가대표 김민휘는 허정구배 아마추어 선수권에서만 우승하지 못했다. 김민휘는 드라이브샷 평균거리가 310야드나 되고, 아이언샷도 상당히 좋은데 유독 이 대회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민휘는 “우승을 기대했는데 오늘은 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악연을 떨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 아쉬움을 아시안게임 2관왕으로 풀겠다”고 다짐했다.



1954년 창설된 한국아마추어 선수권은 대한골프협회장과 한국프로골프협회장을 지낸 고 허정구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뜻을 기려 2003년부터 허정구배로 치러지고 있다.



성남=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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