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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복귀한 승엽 한방 한방이 몸값

중앙일보 2010.09.04 00:13 종합 30면 지면보기
일본 프로야구 이승엽(34·요미우리·얼굴)이 3일 1군에 복귀했다. 그의 거취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74일 만의 1군 복귀다.


이적설 속 존재이유 보일 기회

올해 말로 요미우리와 4년 계약이 끝나는 이승엽은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요미우리에 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데다, 국내에선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시점에서 2군에서 시즌을 끝낼 것 같았던 이승엽이 주니치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1군으로 올라왔다.



◆이승엽의 ‘가을 세일’=이승엽이 2군에서 4할대 타율을 때리고 있을 때도 요미우리는 무관심했다. 선발투수 세스 그레이싱어가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지자 이승엽 대신 대만 출신 19세 투수 린이하오를 불렀다.



린이하오는 지난달 31일 야쿠르트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난타당했다. 한신에 센트럴리그 선두를 빼앗기고 2위로 주저앉아 마음이 바빠진 요미우리는 이번엔 린이하오를 2군에 돌려보내고 이승엽을 불렀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3일 “요미우리가 주니치에 강한 이승엽을 활용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승엽의 펀치력을 기대하는 한편 단기간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이런 흐름을 읽은 이승엽도 “출전 기회는 많지 않을 것 같지만 온 힘을 다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지가 탄탄하지 않은 탓에 이승엽은 언제라도 다시 2군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인상적인 홈런 몇 개를 때려준다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 이승엽에겐 스스로를 세일즈할 수 있는 기회다.



◆이승엽이 갈 곳은 어디?=일본 언론은 지난 6월부터 이승엽이 야쿠르트나 한신으로 이적할 거라는 기사를 몇 차례 실었다. 얼마 전에는 재일동포 야구인 장훈씨가 “요코하마가 이승엽을 데려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누구의 전망이든 요미우리와 재계약할 가능성은 배제한다. 요미우리는 올해까지 4년간 총액 30억 엔을 이승엽에게 투자했지만 2군에 머문 기간이 많은 이승엽에게 더 이상 미련이 없어 보인다.



일본 내 이적은 이승엽이 현재 연봉(6억 엔, 약 84억원)을 최대 10분의 1까지 낮춘다는 가정 아래 가능하다. 이승엽은 2006년 요미우리에서 41홈런을 때린 경력이 있다. 그 때문에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팀에서라면 아직도 20~30홈런 정도는 칠 수 있다. 대신 연봉은 일본의 다른 외국인 선수 수준(6000만~7000만 엔)으로 낮춰야 한다.



◆국내 복귀는 힘들어=국내 복귀설도 떠돌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젊은 선수들로 팀 컬러를 바꾼 선동열 삼성 감독은 “이승엽은 일본에서 명예회복을 하는 게 낫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국내 다른 구단이 이승엽을 영입하기 위해선 우선협상권을 가진 삼성에 막대한 보상금(최대 28억3000만원)을 줘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이승엽에겐 일본 내 이적만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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