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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서 신데탕트로? … 한·미·북·중 긴박한 ‘4자 외교전’

중앙일보 2010.09.02 00:53 종합 3면 지면보기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지 만 5개월이 지나면서 한국 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 그 결과 북한과 중국은 북한의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 6자회담 재개를 놓고 ‘일치된 합의’에 도달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한국과 미국·일본은 추가 금융제재와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중국과도 대립각을 세워 왔다.


천안함 5개월 … 시험대 오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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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이 4박5일간 방중을 마무리하면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혈맹을 과시한 지난달 31일 미국은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을 정조준한 추가 금융제재를 발표했다. 천안함 사건 이래 굳어져 온 한·미·일 대 북·중 간 대결구도의 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한·미·일과 중국은 이날을 기점으로 북한과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행보도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100억원 규모의 수해지원 방안을 제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이 자주 중국에 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중국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미국은 1일 워싱턴을 찾는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에 대해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가 잇따라 면담 일정을 잡으며 관심을 보였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우다웨이가 얘기한 ‘새로운 제안’에 관심이 있으며 그와 진지한(serious) 토론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우다웨이 방미에 맞춰 2일 워싱턴을 찾아 6자회담 재개 문제와 대북 제재 논의에 들어간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러한 일련의 이벤트들은 앞으로 새로운 한반도 정세가 조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망했다. 한 소식통은 “천안함 이후 격화돼 온 남북 대립과 미·중 갈등 국면을 해소하고픈 욕구가 관련국들에 존재한다”며 “특히 북한은 이달 초의 노동당 대표자회와 후계체제 구축, 한국은 11월 G20 정상회의,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동북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서로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변수들이 뒤엉켜 9월 들어 남·북·미·중 간에 물밑 외교전이 본격화할 것이며, 9월 말 유엔총회를 기점으로 중국이 제안한 북·미 접촉과 예비 6자회담 개최 방안이 진지하게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대북 제재 국면을 주도해 온 우리 정부가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요구받는 시험대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성한(정치학) 고려대 교수는 “향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할 핵심 변수는 결국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할 자세가 됐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당분간 한국과 미국은 기존의 ‘압박과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중국과 갈등을 해소하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며 “특히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중국과 협의를 통해 6자회담 재개를 끌어내되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제재 완화나 대화 재개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임기 구애받지 않고 대북정책 추진”=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 “우리는 (대통령) 임기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2년 반밖에 (임기가) 안 남아 (대화를 하자고) 그러면 북한이 아쉬울 게 없게 된다”고 말했다. 임기 내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대북정책 기조를 성급하게 바꿀 경우 북한이 오히려 고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달 김정일 방중 이후 중국의 대북 지원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 “생각만큼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찬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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