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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100일 정기국회 ‘개헌론 태풍’ 몰려오다

중앙일보 2010.09.02 00:49 종합 4면 지면보기
100일간에 걸친 정기국회 대장정의 막이 1일 올랐다. 이날 여야는 한목소리로 ‘친서민 국회’를 얘기했다.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는 4대 강 사업이 포함된 2011년도 예산안에다 집시법·북한인권법 등 쟁점법안이 즐비하다. 여기에 정치현안의 블랙홀이라는 ‘개헌론’까지 이날 분출했다.





◆‘개헌론’ 등장=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당 공식 회의에서 개헌을 언급했다. 여기에 취임인사차 국회를 방문한 이재오 특임장관도 가세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에서 개헌특위 같은 논의의 장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하며, 국회 차원의 논의와 동시에 국민적 공감대도 이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 186명이 회원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도 보도자료를 내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내년(2011년)이 개헌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당장 개헌특위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이날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원내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개헌을 하려고 하면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노 대표가 ‘개헌은 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같이 답한 뒤 “임기 초에는 장기집권 하려고 한다고 할 테니 (개헌에) 손도 못 댈 것이고, 이제는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는 것은 아니니까 비판이 적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으로 가려면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하고, 개헌·선거구제·정당제도·행정구역을 묶어 선진국형 정치개혁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던 민주당에선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가 ‘개헌’ 얘기를 꺼냈다. 박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헌 문제가 적극 대두될 것”이라며 “우리도 정략적 개헌이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입장 변화를 두고 당내에선 이재오 특임장관과 무슨 얘기가 오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두 사람은 전날 민주당 연찬회에서 15분간 비공개 대화를 나눈 일이 있다.



다만 여야 모두 당 내 차기 대권을 꿈꾸는 주자 진영에서 개헌 논의에 반대하고 있어 정기국회 기간 중 논의가 얼마나 진전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지난달 “정권연장의 술책인 여권의 개헌시도에 야권이 야합하는 행위가 있다면 민주세력의 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4대 강 전쟁 예고=내년도 예산안과 쟁점법안에 대해선 여야 간 입장이 하늘과 땅 차이다. 이날 민주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기국회도 ‘4대 강 국회’로 규정했다. 박 대표는 회의에서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이명박식 4대 강 사업에 반대한다”며 “70~80% 국민이 반대하는 과도한 보와 준설을 조정하고, 시기조정 등 전체적인 사업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중점처리법안으로 선정한 집시법·지방행정체제개편법·북한인권법 등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반대해 입법전쟁이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2008년 말부터 국회에 장기 체류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도 해묵은 난제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매번 정기국회가 여야 극한 대립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야당도 국정발목잡기가 아닌 건강한 비판과 대안제시로 협조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효식·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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