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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청와대에 차지철이 돌아왔다”

중앙일보 2010.09.02 00:43 종합 6면 지면보기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과 남경필·정태근 의원 등 소장파는 지난달 31일에 이어 1일에도 이상득 의원 측을 겨냥한 공세를 폈다. 정태근 의원이 지난달 31일 이 의원의 면전에서 “청와대와 국정원에 의해 민간인 사찰이 이뤄진 것을 이 의원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정두언 최고위원은 1일 “청와대에 과거의 차지철이 다시 살아왔다”며 소장파를 비판하는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이상득 측에 연일 포문

홍사덕 의원이 1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두언 최고위원에게 자제를 당부하는 말을 하고 있다. 홍 의원은 “주류 내부의 일로 갈등이 다시 빚어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오른쪽부터 홍 의원,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무성 원내대표. [김형수 기자]
정두언·정태근 의원이 지난달 31일 이 의원을 공격하자 청와대 관계자는 “무책임하게 비난만 하는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얼마나 깨끗하게 지냈는지 ‘공정한 사회’ 차원에서 밝힐 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두언 최고위원이 발끈해 일부 청와대 인사를 ‘차지철’에 비유한 것이다. 차지철은 유신정권 말기 박정희 전 대통령 경호실장을 지낸 인물로 당시에 막강한 위세를 떨치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정 최고위원은 1일 ‘차지철’ 발언을 하면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이 문제를 해명하고 발언자를 엄중 문책하지 않으면 대통령실장도 같은 입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이날 오후 이상득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려 하자 기자들이 대거 달려 들었다. 기자들이 “정태근 의원 발언이 사실이냐”고 묻자 이 의원은 “왜 이러느냐. 나는 싸우기 싫다”고 답했다. 기자들이 “가만히 있으면 본인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고 거듭 묻자 이 의원은 “(명예훼손이 돼도) 괜찮다. 고발하려면 하라고 해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고 나서 “정치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거지만 공격하는 거 그냥 듣고 있으면 되는 거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의원 연찬회가 끝난 뒤에도 비슷한 말을 하면서 ‘무대응 입장’을 밝힌 것과 같았지만 이 의원의 얼굴 표정은 어두웠다. 한 의원은 “이 의원이 말을 하면 도화선이 될 수 있으니 말을 아끼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 중에선 소장파의 행동이 심하지 않느냐며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더는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된다”며 “안상수 대표와 내가 중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글=허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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