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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중심축 ‘도로 → 철도’로 바뀐다

중앙일보 2010.09.02 00:35 종합 8면 지면보기
1일 정부가 확정한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에 따르면 현재 복선 전철화 공사 중인 경춘·전라·중앙·장항·동해·경전·서해선은 고속화 작업을 추가해 운행속도를 시속 150㎞에서 시속 180~230㎞까지 높이게 된다. 또 계획·설계 중인 원주~강릉, 원주~신경주 노선 등은 시속 250㎞급으로 상향 조정한다. 그리고 이들 노선에 KTX를 투입하게 된다.


KTX 고속철도망 구축 의미

포항·마산·전주·순천 등에는 경부·호남고속철도와의 연결선을 만들어 KTX를 넣는다. 2012년부터는 KTX가 인천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공항까지 들어간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동대구~부산)는 예정대로 올해 11월에, 오송~광주 간 호남고속철도는 2014년에 개통한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안에 세부적인 고속철도망 계획을 마련하고 한 해 4조원 규모인 철도 투자도 6조원대로 늘릴 계획이다. 홍순만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은 “구축전략이 완성되면 KTX로 2시간대에 주파 가능한 지역이 인구 기준으로 98%, 국토 기준으로는 95%에 달할 것”이라며 “전 국토가 명실상부한 2시간대 생활권에 들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KTX 확충전략은 향후 장거리 교통수단의 무게중심이 도로에서 철도로 옮겨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환경·녹색 성장이 강조되는 시대를 맞아 그동안 사회기반시설(SOC) 투자의 절반을 차지했던 도로 비중이 줄고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 비중이 급속히 커지는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국토부는 2020년까지 SOC 투자 중 철도 비중을 5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만큼 도로 투자는 감소하게 된다.



이번 계획은 종전과는 패러다임이 크게 다르다. 우선 도로계획과 유사하게 격자형으로 짜놓았던 틀을 바꿨다. 전국 주요 거점이 ‘X’자형’과 해안권을 연결하는 ‘ㅁ’자형으로 결합된 형태다. 이 같은 형태를 바탕으로 주요 간선망과의 연결선 구축을 통해 전국 대부분 지역을 KTX 수혜권에 넣겠다는 것이다.





2012년부터 인천공항까지 KTX를 투입하는 방안도 지방의 해외 여행객들에게는 희소식이다. KTX를 이용하면 현재 버스로 약 6시간 걸리던 부산~인천공항 간 운행시간이 2시간40분 정도로 줄어든다.



정부는 중·단거리 교통에서도 철도 비중을 대폭 높일 계획이다. 거점 도시권 내에서는 30분대에 어느 곳이나 도달할 수 있는 광역·급행 철도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서울 남북과 경기도 남북을 연결하는 내용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도시·광역 철도는 속도가 더 빠르고 정차역이 적은 급행열차 위주로 운영방식을 개선키로 했다.



서울과학기술대 김시곤(철도경영정책) 교수는 “교통분야 CO2 배출량 중 도로가 78%를 차지하는 반면 철도는 0.7%에 불과할 정도로 친환경적 수단”이라며 “철도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고속화 방침은 전 세계적 추세로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정부는 현재 매년 4조원인 철도 투자비를 6조원으로 늘려 10년간 60조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차액 대부분은 도로분야에서 가져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투자 축소에 따른 도로업계의 반발이 거센 데다 정치권의 도로 개설 민원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또 만성적자인 지방공항들이 입을 타격도 심각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공항 관계자는 “부산과 대구는 KTX에 항공 승객을 상당수 뺏겼다”며 “나머지 공항도 속수무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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