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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펀드 투자] ‘미운 판다’ 중국 펀드

중앙일보 2010.09.02 00:12 경제 13면 지면보기
국내 펀드 투자자가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 지역은 중국이다. 해외 주식형 투자(44조원) 중 중국에만 투자하는 펀드가 40%(18조원)를 넘는다. 브릭스 펀드 등에 포함된 중국 비중을 포함하면 50% 이상이다. 중국 지수를 이용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해외 뮤추얼 펀드, 해외 주식혼합형 펀드까지 감안하면 중국에 쏠린 눈은 절대적이다.


부동산·위안화는 ‘희석된 악재’… 계단식 반등 가능성 커

그럼에도 수익률은 매우 저조하다. 2007년 고점에 돈이 몰린 데다 금융위기를 겪은 탓에 반 토막 수준에서 벗어났을 뿐 현재까지 흉작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양도차익 비과세 제도도 폐지돼 국내 주식형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크다.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20~40%의 수익률에 머무는 ‘미운 판다’ 펀드에 대한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우선 중국 펀드의 발목을 잡는 경제 환경을 살펴보자. 부동산과 위안화 절상 문제는 진정국면에 들어간 듯하다. 4월 부동산 대출 제한 정책이 발표된 뒤 7월에는 16개월 만에 70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처음 하락했다. 지난달 초에는 주택 가격이 60% 하락할 것을 가정한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홍콩 H주는 1만1000포인트를 저점으로 한 반등을 모색했다. 그런 만큼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부동산은 ‘희석된 악재’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압력에도 위안화는 불과 0.4% 절상됐고, 중국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요약하면 경제 변수가 증시 변동에 미치는 요인은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은 증시 환경의 변화다. 중국 펀드에서 주로 투자한 홍콩 H주 지수가 2007년 고점에 도달했던 때와 비교해 달라진 두 가지가 있다.



2007년에는 거래되는 유통주 대 거래되지 않는 비유통주의 비율이 3대 7이었지만 올해 말에는 이 구조가 8대 2로 바뀌게 된다. 말하자면 전체 발행 주식의 30%에 불과했던 유통 주식으로만 도달했던 2만 포인트를 이제는 발행 주식의 80%에 해당되는 주식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올해 기업공개(IPO)가 몰려 있는 까닭에 기존 주식시장 대신 신규 주식 청약에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 올해 IPO 규모는 9000억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07년(7000억 위안)에 비해 30% 늘어난 수치다. 세계 최대 규모였던 중국농업은행의 IPO(221억 달러)가 대표적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중국 증시나 펀드는 올해보다 내년을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4월 주가지수 선물 거래제도가 도입되고, ‘창업판’이나 ‘국제판’ 개설 등 금융시장 개방으로 해외 기관 투자가의 참여가 늘어나게 되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올 하반기 중국 증시는 추가 하락보다는 계단식 반등을 할 가능성이 크다. 1차 목표치는 홍콩 H주 지수가 현재 지수에서 10~15% 오른 1만3500포인트다. 세계 경기가 연착륙을 한다는 전제로 내년에는 1만6000포인트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투자 여력이 있다면 중국 펀드를 저가에 추가 매수한 뒤 내년을 기대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하지만 투자 여력이 부족하거나 중국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주가가 10~15% 상승한 시점에서 과감히 투자 비중을 줄이는 포트폴리오 변경을 권한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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