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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성과 없이 4주 ‘제자리 특검’

중앙일보 2010.09.02 00:06 종합 24면 지면보기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지 1일로 4주가 지났다. 특검팀은 향응 의혹의 핵심 인물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인 오는 8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보고 수사 기간을 20일 연장하기로 했다.


‘스폰서 검사’ 수사 20일 연장

현재까지 특검팀이 사법처리를 한 것은 전 서울고검 수사관 두 명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이들이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사건 처리에 관한 청탁과 함께 1억여원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가 있다며 구속했다.



이번 주 들어서는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차례로 소환 조사했다. 지난달 30일 소환조사를 받은 박 전 검사장은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용재(52)씨로부터 식사 접대를 받은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정씨와의 대질 조사를 거부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일 새벽까지 이어진 한 전 검사장에 대한 조사도 난항을 거듭했다. 한 전 검사장은 ‘택시비 100만원’ 수수 의혹에 대해 “다른 검사들과 동석한 자리에서 내가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었겠느냐”며 부인했다. 3시간에 걸친 대질조사에서 그는 정씨와 언성을 높이며 격하게 논쟁을 벌였다. 특검은 1일 정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현직 부장검사를 소환했다. 이 부장검사는 술 자리에 있었음은 인정하면서도 “성 접대는 받지 않았고 대가성도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 전·현직 검사들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다. 하지만 제보자인 정씨도 정작 대가성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사건 청탁의 대가였다”고 인정하면 본인도 처벌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뇌물’임을 입증하려면 별도의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박 전 검사장 등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나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제보자 정씨 진술의 신빙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씨는 “접대 리스트가 적힌 미공개 장부가 별도로 있다”고 진술했으나 조사 결과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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