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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 기부 어떻게 할 것인가

중앙일보 2010.09.02 00:05 종합 26면 지면보기
개인이나 단체가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 등을 살려 청소년의 영양분이 돼 주는 ‘교육 기부’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중앙일보가 초·중·고생의 공부를 돕기 위해 올해부터 시작한 대학생 멘토링과 온라인 상담 등 ‘공부의 신(공신)’ 프로젝트에는 전국에서 3만5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본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1일 ‘교육 기부, 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5회 교육포럼’을 열었다. 김윤정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인재기획단장은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길러주는 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의 교육 기부가 필요하다”며 “대학생은 초·중·고생에게 공부법을 가르치고 전문가·사회 리더 등은 현장교육을 시켜주는 교육나눔이 장학금보다도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준석 대표는 “활동 실적이 우수한 단체를 정부에서 인가해 주는 형태의 간접 인증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중앙일보·교육개발원 공동주최
“경험으로 얻은 지식 나눔봉사가 장학금보다 소중”

교육포럼 참석자들. 왼쪽부터 이진규 교과부 창의인재육성과장,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김윤정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인재기획단장, 강성태 ‘공부의 신’ 대표, 노무종 한국항공우주산업 상무, 조남기 동작교육청 교육장, 이준석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김태성 기자]
▶김태완=교육 기부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소개해 달라.



▶강성태=2006년 대학생 교육봉사동아리로 시작했다. 대학생들이 인터넷사이트 ‘공신닷컴’을 통해 자기주도학습법을 전파하고 있다. 광고나 콘텐트로 수입이 발생하는데, 그 수익으로 저소득층 멘토링 사업을 한다. 회원 수는 20만 명이다.



▶이준석=2007년 서울과학고 동문들을 중심으로 저소득층,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용산지역에서 출발했는데, 지금은 전국에 7개 교육장을 운영한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영어·과학을 주 6회 가르친다.



▶노무종=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산 비행기 완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다. 신입사원에게 수학·과학을 재교육시키는 데 3D 자료 등 고급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더니 “ 재밌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초·중·고에서 수학·과학 원리를 가르칠 때 이 자료들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교사들을 초청해 연수를 해준다. 향후 2년간 교사 3000명을 연수시킬 계획이다.



▶조남기=신림지역교육복지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빈곤·위기 가정을 도와주기 위해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힘을 빌렸다. 2008년 구청·교육청·병원 등 28개 기관·단체가 모였고, 인근 대학 교수들이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청년회의소와 굿네이버스가 빈곤층 자녀에게 아침을 제공했고, 학교는 오후 6~9시에 문을 열었다. 대학생들은 늦게까지 아이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해줬다. 맞춤식 지원이었는데, 효과가 좋았다.



◆교육 기부, 외국에서는



▶김윤정=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전국 과학관에 직원을 파견해 ‘놀라운 과학상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진국 사례를 보면 교육 기부는 무궁무진하게 많은 형태로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전문가 교육기부 네트워크가 확산된다면 질 높은 교육을 이끌어내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노무종=이공계 진학률이 낮아져 미래에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구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도 교육 기부가 중요하다. 미국 보잉사가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체험관을 운영하는데, 전 세계 과학교사들이 방문해 우주복을 입고 달과 동일한 기압과 중력을 체험한다. 이들에게서 배운 학생들은 보잉사와 항공우주산업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이다. 기업들이 공장을 학습현장으로 개방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교육 기부이기도 하다.



▶김태완=공교육 강화에 효과가 있을까.



▶이진규=체험활동 등을 통해 학교 교육을 내실화하려면 상당히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마을의 인재를 키우려면 마을 사람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연구·생산시설, 현장경험이 풍부한 고급 인력은 사교육기관에서 넘볼 수 없는 귀중한 고급 자원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나선다면 공교육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김윤정=지금까지의 기부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위해 돈이나 물건을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이었다. 교육 기부는 엄청나게 큰 것을 내놓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재능이나 재산 일부라도 교육을 위해 쓰이도록 내놓는 일이다. 누군가 일부를 내고 정부가 지원해서 완성하는 형태가 확산된다면 많은 사람이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3월 교육 기부 DB 구축



▶김태완=교육 기부 활동 중 어려움은 없었나. 정부에 바라는 점은.



▶이준석=대부분의 교육 기부가 정기성을 띠지 않다 보니 교육봉사에 대한 학부모 신뢰가 낮은 편이다. 일선 학원들과 경쟁도 벌어지기 때문에 저소득층 외에는 가르치지 않겠다고 지역학원연합회와 협정을 맺기도 했다. 이런 갈등의 조정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차원에서 관리·감독 강화와 인증제 도입도 필요하다.



▶강성태=중앙일보에서도 하고 있는 대학생 멘토링은 학생들이 역할모델로 삼을 수 있어 가장 효과가 크다. 대학생들의 열정을 한곳에 모으고 멘토링 교육을 해주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



▶조남기=대학생들이 봉사하고 사회적 기업이 학교에 들어와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할 경우 학교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때가 많다. 대학생들이 어떤 성향인지 검증이 안 됐고,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결국 대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어떤 봉사를 할 것인지 검증한 뒤 투입할 수밖에 없다.



▶김태완=정부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이진규=교육 기부가 사회운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교육 기부를 하는 기관이나 기업에 교육 기부 마크를 부여할 예정이다. 단계적으론 기부하는 것들이 학교 현장에 실제 필요한 내용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할 생각이다.



▶김윤정=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교과부의 위탁을 받아 교육 기부 관련 종합 DB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 3월 개통한다. 동아리나 전문가 등 인적 기부를 하려는 이들이 등록하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과 연결해줄 예정이다.



정리=박유미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토론 참가자



강성태 사회적 기업 ‘공부의 신’ 대표



김윤정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인재기획단장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사회)



노무종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상무



이준석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이진규 교육과학기술부 창의인재육성과장



조남기 서울 동작교육지원청 교육장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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