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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준비해 이청용, 네가 공격 중심이야’

중앙일보 2010.09.02 00:00 종합 32면 지면보기
컴퓨터 자판에서 시프트 키를 누르면 소문자가 대문자로 바뀐다. 조광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구상하는 대표팀의 시프트 키는 이청용(볼턴)이다. 이란과의 평가전(7일·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조 감독은 ‘이청용 시프트’를 시연할 계획이다.


7일 이란전서 새 전술 테스트

대표팀 전술의 핵으로 자리 잡은 이청용이 남아공 월드컵 우루과이전에서 환호하는 모습. [중앙포토]
◆전술의 중심이 된 이청용=허정무 팀에서는 박지성의 위치 이동에 따라 전술이 바뀌었다. 박지성은 측면과 중원, 때로는 최전방을 오가며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이와 비슷한 역할을 이젠 이청용이 맡는 셈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란전 대표선수 명단을 발표한 조 감독은 직접 전술 포진도까지 그려가면서 ‘이청용 시프트’를 설명했다. 조 감독은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청용을 오른쪽 측면 미드필드에서 조금 위로 올려 박주영과 투톱처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비에서는 3-4-2-1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되 공격 때는 이청용을 전진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조 감독은 “한국이 역습 기회를 잡았을 때도 이청용이 있는 오른쪽 루트로 공격하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최효진 등 중요해진 윙백=대표팀의 화력을 오른쪽으로 집중해 상대 수비진의 밸런스를 무너뜨린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조 감독은 “이청용이 전진해 박주영과 투톱을 이룰 경우 최효진이나 차두리 등 오른쪽 윙백도 밀고 올라와 측면 공격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그래픽 참조). ‘이청용을 축으로 공격을 풀어나간다면 박지성의 역할이 크게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 감독은 “그건 완전히 오해다. 오히려 그 반대”라며 웃었다. 그는 “이청용이 오른쪽으로 전진배치되면 박지성이 커버해야 할 공간이 더 넓어진다. 박지성의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이청용을 좀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전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루에도 전술 개념도를 수십 번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조 감독은 “누구를 중용하고, 중용하지 않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전술을 짜내는 것”이라며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팀 전술을 찾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조광래 팀의 실험은 계속=한국은 지난달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아기자기한 패스로 경기를 풀어내 축구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조 감독은 “한 가지 전술로는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을 대비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실험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란과의 두 번째 평가전에는 박지성(맨유)·이청용·박주영(AS모나코)·차두리·기성용(이상 셀틱) 등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해외파가 대거 출전한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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