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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아빠도 모르는 귀신 이야기 무섭지만 살짝 웃기네요

중앙일보 2010.08.21 00:20 종합 21면 지면보기
 귀신 백과사전

이현 글·김경희 그림

푸른숲주니어

124쪽, 9800원




진광대왕전, 초강대왕전, 오관대왕전에 가 보았는지?



이 책에 실린 염라국 건물의 이름들이다. 초강대왕전은 염라국의 두 번째 건물로, 초강대왕이 저울로 살아 있을 때 지은 죄의 무게를 다는 곳이며, 오관대왕전은 4번째 건물인데 착한 일의 무게를 따져 죄의 무게를 덜어주는 곳이란다.



책은 창비좋은어린이책 대상을 받았던 동화작가가 우리 고전에서 찾아낸 귀신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처럼 어지간한 어른들도 처음 듣는 이름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당연히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데 책의 짜임새도 독특해 흥미를 돋운다.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귀신 말고 그냥 신’ 3부로 곳곳에 웃음보따리가 숨겨져 있는 덕분이다.



우리 조상들이 생각했던 사후세계를 소개한 1부에는 ‘저승 관광 안내서’ ‘염라국 입국 안내서’로 꾸며져 있다. 이를 보면 저승의 명소 · 유명인사 · 특산물이 나오는데 마시면 죽은 사람도 되살아나는 ‘생명수’가 특산물 중 하나다. 그런데 동대산 바위동굴 안 거북바위에서 흐르는 이 물은 동수자의 허락이 없으면 절대로 구할 수 없다니 조심할 것.



2부에선 귀신을 종류별로 소개한다.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호국신, 은혜 갚는 보은귀, 억울해 죽은 원귀, 집안에 깃든 가신 등 온갖 종류의 귀신이 등장한다. 무섭다고? 걱정할 것 없다. 초복과 말복 사이에 달콤한 팥죽을 먹거나 분홍빛 복숭아나 붉은 고추 또는 김치를 먹으면 귀신을 쫓을 수 있단다. 책은 단순한 옛 귀신 소개에 그치지 않았다. 귀신 이야기 탄생배경이며 옛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모습도 담아내 어엿한 민속사전으로도 읽힌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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