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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무시하지 말라 맹신하지 말라, 여론조사 보도

중앙일보 2010.08.21 00:18 종합 21면 지면보기
 여론조사 저널리즘

신창운 지음

리북, 272쪽

1만3000원




여론조사는 ‘미완의’ 과학이다. 결과가 어긋났던 숱한 조사를 우리는 기억한다. 조사 전문가들도 그걸 안다. 그래서 여론조사마다 ‘오차 범위’란 꼬리표를 단다. 여론조사 전문기자인 이 책의 저자도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라는 대전제에서 출발한다. “결과를 무시해도 곤란하지만 맹신할 필요도 없다”는 게 저자의 기본 시각이다.



문제는 여론조사가 각종 보도에 등장할 때다. 언론사마다 해석이 다르다. 심지어 기사에 끼워 맞추듯 결과를 왜곡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여론 흐름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갖출 수 있다.



책은 최근의 정치·사회 이슈를 실례로 들어가며 ‘여론조사 독해법’을 안내한다. 이를테면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를 보자. 이 조사는 사건 직후 닷새 동안 매일 실시됐는데, 조사를 주관한 기관은 ‘천안함 침몰 사건의 충격으로 40% 초반까지 추락했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반등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저자는 “시시각각 지지율이 오르내릴 거란 인식은 지나친 상상”이라고 지적한다.



주의할 건 또 있다. 언론사가 아예 제목까지 잡아놓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다. 한 신문사는 이런 여론조사를 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위장전입·탈세 등의 사실이 드러났다. 귀하는 정 총리 후보자에 대해 동의하는가.’ 질문 자체가 적격이라 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니 이 조사를 객관적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역대 선거 여론조사도 꼼꼼히 분석해 그 맹점과 경마식 보도의 문제점 등을 지적한 저자는 “언론사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한다. 보도 현장에서 여론조사의 온갖 문제점을 고민해 온 저자의 통찰력이 묻어나는 책이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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