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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 재앙 뿌리고 211억원 퇴직금‘먹튀’

중앙일보 2010.08.18 18:58 경제 8면 지면보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수천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기는 건 새로운 뉴스도 아니다. 하지만 회사를 망치고 물러나는 CEO가 받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회사가 파산하고, 주가가 급락하고, 큰 손실을 기록했는데도 거액의 퇴직금을 챙겨 떠난 CEO들이 있다.


회사 파산 책임 GM 왜고너
죽을 때까지 거액 퇴직연금
주가 폭락에 물러났지만 …
화이자 매키넬 1432억 최고

18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인터넷 사이트 메인스트리트닷컴을 인용해 이 같은 ‘먹튀 CEO’ 7명을 선정했다. 뉴스위크는 “CEO의 한 시간 수입이 일반인의 연봉보다 많은 건 놀랄 일이 아니지만, 이는 일을 잘했을 때 얘기”라며 “선정된 7명은 경영에 실패하고도 놀랄 만한 퇴직금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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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토니 헤이워드=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재난을 일으킨 BP. 지난달 이 회사 CEO 헤이워드는 10월 1일자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그 직후 사내에선 그가 엄청난 퇴직금을 챙길 거란 추측이 나왔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1800만 달러(약 211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 발생한 BP의 원유 유출 사고로 BP는 지금까지 7조원 넘는 수습 비용을 쏟아부었다.



◆GM, 릭 왜고너=지난해 3월, 백악관의 사퇴 압박을 받아온 왜고너 회장은 결국 사임했다. 이미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던 GM은 그로부터 한 달 뒤 파산했다. 하지만 왜고너는 짭짤한 퇴직 프로그램으로 거액을 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그는 사임 후 첫 5년간 820만 달러(약 96억원)를 받고, 이후 죽을 때까지 매년 7만4030달러(약 8700만원)를 받는다.



◆BOA, 켄 루이스=지난해 말 사임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켄 루이스 최고경영자. 재임 기간 동안 BOA는 위기에 처했고, 수십억 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연봉을 한 푼도 못 받게 됐다. 대신 퇴직하면서 연금과 주식을 다 챙겨갔다. 연금은 5300만 달러(약 622억원), 스톡옵션 등 보상금은 7200만 달러(약 845억원)에 달했다.



◆HP, 칼리 피오리나=한때는 성공한 여성 기업인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피오리나는 취임 후 60%나 하락한 HP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고, 결국 2005년 사임했다. 당시 HP는 그에게 2100만 달러(약 246억원)의 퇴직수당을 지급했다. 2000만 달러(약 235억원)의 스톡옵션도 받았다.



◆보잉, 해리 스톤사이퍼=여성 임원과의 스캔들로 2005년 불명예 퇴직한 해리 스톤사이퍼도 빈손으로 떠나진 않았다. 1100만 달러(약 129억원)어치의 주식과 함께 매년 연금으로 68만1000달러(약 8억원)를 받고 있다.



◆화이자, 행크 매키넬=‘먹튀’ CEO 7명 중 가장 많은 퇴직금을 챙긴 게 매키넬이다. 그가 CEO로 재직한 5년간 화이자의 주식가치는 추락했다. 그런데도 2006년 그가 받은 퇴직금은 무려 1억2200만 달러(약 1432억원). 이와 별도의 추가 보상도 7800만 달러(약 915억원)나 된다.



◆AIG, 마틴 설리번=2개 분기 연속으로 기록적인 손실을 기록하자 AIG는 설리번을 퇴진시켰다. AIG는 그에게 1500만 달러(약 176억원)의 퇴직금과 2800만 달러(약 329억원)어치의 추가 보상을 안겨줬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 월가 CEO의 고액 퇴직금에 분노한 미국인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됐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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