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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최소 3000억” “학계 4000억 이상”

중앙일보 2010.08.18 03:00 종합 6면 지면보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7일 오전 광화문 방통위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안성식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공개한 종합편성(종편)·보도전문채널 승인 기본계획안엔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민감한 쟁점들에 대해 복수안을 제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방통위가 내놓은 네 가지 정책 목표, 즉 콘텐트·글로벌·다양성·융합에 답이 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공언한 바와 같이 정책 목표가 부각되도록 심사 기준과 배점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복수안을 단일안으로 좁히는 과정에서 혼란도 예상된다. 당장 자본금 규모를 놓고 논란이 시작됐다.


방통위가 밝힌 자본금 규모

◆민감한 대목에 복수안 제시=방통위는 이날 사업자 수 등 예민한 대목은 복수안을 내놓는 방식으로 예봉을 피해갔다. 그 방안들은 각종 토론회에서 등장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사업자군을 신문사와 대기업 등으로 구분하는 방안이 복수안 중 하나로 채택돼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 안은 지난달 방송학회 주최 토론회 때 처음 제안돼 많은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낸 교수조차 “다듬어지지 않은 내용”이라고 물러났을 정도다. 학자들은 당시 “정책 목표는 사업자군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할 문제”라는 등의 지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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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규모 논란=방통위는 최소 납입자본금을 종편 사업자 3000억원, 보도전문 채널 400억원으로 규정했다. 최소 1개년도 영업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교평가 시엔 자본금 규모에 따라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소 기준인 3000억원의 적정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양문석 방통위원은 “2년차에 흑자가 날 방송사는 없다”며 “최소 3~5년의 기본적 운영자금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금에 대해선 계량적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항목 중 최고 배점으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달 방송학회가 주최한 1, 2차 종편 토론회 때 나온 내용과 유사하다. 2차 토론회 발제자인 인하대 하주용(언론정보학) 교수는 “종편 사업의 성패는 콘텐트 제작 능력에 달려 있다”며 “첫해 경비(3000억원 내외)와 최초 3년간 누적적자액(2000억원 내외)에 해당하는 자본금 규모는 갖춰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국외국어대 박주연(언론정보학) 교수도 “3년 정도 적자를 메울 수 있는 초기 자본금 규모가 심사 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1차 토론회 발제자였던 박천일(언론정보학) 숙명여대 교수도 “4000억~5000억원 정도의 자본금 규모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자본금 논란에 대해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복수안을 제시할 경우 최소·최대치 범위라고 오해할 우려가 있어 단일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적정 규모는 향후 토론 과정에서 확정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곽 드러난 배점 방식=방통위는 심사 항목 일부를 공개했다. 19개 하위 심사 항목에 대해 승인 최저점수를 설정해 놓은 점이 눈에 띈다. 일종의 과락제를 적용한 것인데 “역량 있는 사업자가 선정되도록 엄격한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글=이상복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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