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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 1000여명 참가한 ‘공신캠프’

중앙일보 2010.08.18 00:29 Week& 2면 지면보기
공신캠프에 참여한 박찬우군이 국·영·수 과목별 학습별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최명헌 기자]
“지금 당장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조급한 기대보다 앞으로 공부의 길잡이가 될 작은 불씨 하나를 찾아 오길 바란다.” 고학희(42·충남 천안)씨가 ‘공부의 신 공부개조 캠프(이하 공신캠프)’에 참여하는 막내아들 김정원(충남 성정중 3)군의 가방에 넣어준 편지 속 글귀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김군처럼 학습법을 몰라 고민하는 초·중생 1000여 명이 공신캠프를 다녀갔다. 참여한 학생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멘토와 100분 토론, 서울대 투어 … 일주일 지나니 길이 보였어요

글=박형수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매일 주제별 토론하며 학습 의욕 키워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이성교제를 막는 이유가 뭘까?”(박수지·이화여대 경영학과 4)



“공부에 방해가 되니까요.”(정서진·서울 잠신중 3)



“무조건 막는 것보다는 자유를 주고 스스로 통제해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건 어떨까?”(황인환·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4)



12일 공신캠프에 참여한 중학생들이 ‘이성교제’를 주제로 대학생 멘토들과 함께 토론을 벌였다. 학년별로 토론 패널 8명을 뽑아 찬반으로 나눠 의견을 개진하게 한 뒤 시민 논객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100분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멘토 박수지씨는 “토론에 처음 참여해본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의견을 곧잘 발표한다”고 말했다. 최은지(서울 난곡중 3)양은 “주제도 재미있고 대학생 언니·오빠들의 논리적인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공부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토론은 매일 오후 9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주제는 매일 바뀐다. ‘부모님’이나 ‘나의 고민’ ‘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울음을 터뜨리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황인환씨는 “불을 끄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다 보면 종종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찬우(경기 연성중 2)군은 “토론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평소 공부 스케줄에 치여 정작 내가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지 되돌아볼 시간이 없었는데, 토론을 하면서 나와 친구들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토론은 거의 성적과 공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김아영(이화여대 국어교육과 4)씨는 “아이들이 지금 하고 있는 걱정은 나도 겪어본 것이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며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에서 대학생 만나 직격 인터뷰도



정서진양은 6박7일간 공신캠프 프로그램 중 ‘서울대 투어’를 최고의 추억 거리로 꼽았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의 교정 곳곳을 누비며 대학생이 된 듯한 기분을 느껴봤기 때문이다. 정양은 “특히 서울대 경제학부에 재학 중인 송제원(27)씨에게 직접 인터뷰를 요청하고 여러 가지를 물었던 것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라며 웃었다.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송씨는 정양을 포함한 여러 학생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줬다. 그는 “중학교 시절에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 탓에 잠도 줄여가며 공부에 매진했었다”며 “기대만큼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좌절감도 많이 느꼈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성적 때문에 고민이라는 안예솔(울산 학성여중 3)양의 말에 “공부는 남에게 보여지는 결과보다도 최선을 다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송씨를 만난 뒤 김군은 “서울대 학생들은 공부만 하는 모범생이라 이기적이고 고리타분할 줄 알았는데, 실제 만나보니 멋지고 친절해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양은 “성적에 대한 고민도 우리와 똑같이 겪고 로스쿨에 가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최양은 “처음 보는 사람과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눠본 게 처음”이라며 “자신 있고 당당해진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영역별 공부 비법 전수 받아



공신캠프에서는 학생들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질적인 공부 비법도 알려준다. 언어영역 송지은 강사는 “칼슘을 먹지 않고 키가 클 수 없듯이 국어를 잘하려면 독서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등학생에 비해 시간 여유가 있는 중학생들인 만큼 문제 풀이 요령에 집중하기보다는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는 정공법을 택하라고 권한 것. 수능 언어영역의 흐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언어영역의 읽기에서 비문학 지문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독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어영역의 이준환 강사는 “무조건 외우고 무조건 듣는 식의 공부 대신 문장 구조를 하나하나 분명히 알고 넘어가는 공부를 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영어의 근간은 어휘와 문법”이라며 “힘에 벅찰 정도로 단어를 외워보고 문법은 기본 문장 구조부터 철저하게 파헤치다 보면 어느 순간 영어의 맥이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리영역 김정훈 강사는 오답노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강사는 “문제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아는 것만 다 맞혀도 성적은 쉽게 오른다”며 “자신이 가장 잘 틀리는 유형을 반복적으로 풀어보라”고 권했다.



박군은 “밤늦게까지 빡빡한 일정이지만 수업 분위기가 정말 뜨겁다”며 “친구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느슨해진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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