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락한 매출도 살렸다 …소통의 힘

중앙일보 2010.08.18 00:20 경제 15면 지면보기
“창업보다 수성(守城)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사업을 시작하긴 쉬워도 성공적인 사업을 이어가긴 어렵단 얘기다. 실제 창업 대비 폐업률은 80%에 달한다. 창업자 중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는 전체의 15%가 채 안 된다. 갑작스러운 경쟁자의 출현이나 경기변화 등 이유는 많지만, 결국 매출이 줄면 폐업에 이르게 된다. 매출 감소는 적신호다.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


#1 고객에게는 쿠폰 주고, 문자로 할인 이벤트 알리고
#2 직원에게는 가족처럼 챙기고, 능력별 성과급 주고
#3 동업자끼리는 매장관리·재무·유통 업무 분담하고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자기 상점 부근의 상권을 제대로 분석하는 등의 문제 파악은 기본이지만 이런 활동을 제대로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공 사례 1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먹자골목에서 ‘고기킹’ 영통점을 운영하는 장동업(오른쪽)씨가 매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손님 서비스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상선 기자]
장동업·장강훈·장모희 등 서른여덟 살 동갑내기 삼총사는 지난 2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 먹자골목에 400㎡(약 120평) 규모의 바비큐 식당(고기킹 수원 영통점)을 열었다. 창업 초기 매출은 월 5000만원 선. 그러나 동업자 셋이 나누기엔 부족했다. 이들은 애초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등학생인 아르바이트생 10명을 홀 직원으로 채용했다. 하지만 손님들 사이에서 “서비스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고깃집에서 가장 중요한 육류관리도 제대로 안 됐다. 동업자 세 사람 모두 고기 손질에는 관여하지 않는 데다 고기 손질 역시 임금이 싼 초보자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문제가 누적되면서 매출도 계속 줄어들었다. 동업자 세 사람은 지난 5월 말 긴급 회의를 열고 운영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우선 홀 직원 전원을 정식 직원으로 교체했다. 고기 손질법 등은 점주 세 사람 모두 매일 일과 후 2~3시간씩을 내 따로 배웠다. 주인이 알지 못하는 장사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동업자 간 애매했던 업무 범위도 매장관리·재무·유통 등으로 나눠 맡았다.



운영방식을 바꾸자 효과가 나타났다. 우선 정직원이 매장을 맡으면서 서비스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점주들이 고기 손질을 직접 맡으니 버려지는 고기도 줄고 맛도 좋아졌다. 점포가 안정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도 시작했다. 신문 전단지 광고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통한 이벤트 안내와 우대 쿠폰 발행까지 한다.



장강훈씨는 “요즘은 수원 인근은 물론 서울과 인천 지역에서 오는 손님까지 있다”며 “현재 월 매출은 1억원대로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 사례 2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역 상록회관에 일본전통라멘집(하코야 상록회관점)을 연 정번식(47)씨는 건설회사 출신이다. 퇴직금을 밑천으로 가게를 열었다. 개업 초 일 평균 매출은 100만원 선. 별 문제없이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평균 매출이 40만원대로 떨어졌다. 부랴부랴 가격을 낮추고 음식 맛을 바꿨지만 매출은 늘지 않았다. 정씨는 “그땐 딱 죽는 줄만 알았다”며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본사의 도움을 구했다”고 말했다.



본사의 분석 결과 제대로 된 홍보가 없었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가게 주변에 15곳의 대형 빌딩이 있음에도 정작 정씨 가게를 아는 인근 직장인은 현저히 적었다. 문제를 발견한 직후부터 정씨는 즉각 가게 홍보에 나섰다. 아르바이트 등을 동원해 두 달여간 집중적으로 전단지를 뿌렸다.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는 정씨 부인이 직접 만든 휴대전화 액세서리 1000여 개를 나눠줬다. 정씨는 “현재 가게 매출은 평일 평균 150만원 정도”라며 “단골손님이 늘어나 매출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 사례 3



경기도 평촌역 부근에서 66㎡(20평) 규모의 남성헤어컷전문점(블루클럽 평촌역점)을 운영하는 원영애(53·여)씨는 직원 관리에 서툴러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어려움을 경험했다. 올 초 지인이 운영하던 매장을 인수한 그는 기존 헤어 디자이너들과 갈등이 끊이지 않아 결국 기존 직원들이 퇴사하면서 손님도 함께 떠나는 악순환을 경험했다. 직원들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했던 게 화근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 원씨는 직원 관리 방식을 바꾸고 우선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두피 스케일링 등 부가서비스를 고객에게 제안해 올린 매출의 일부를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주는 식이다. 예전보다 10~12%의 성과급을 더 받게 된 직원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원씨는 또 매장 내에선 디자이너 개개인의 실력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자기 실력에 자부심이 강한 디자이너들이다 보니 자칫 갈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원씨는 “처음과 달리 직원들을 가족처럼 챙기고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다 보니 이젠 거의 친척이 다 됐다”며 “월 2000명까지 떨어졌던 고객 수도 최근에는 3000명대로 다시 늘어났다”고 말했다.



글=이수기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