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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함께하는 NIE] 방학 과제 마무리

중앙일보 2010.08.18 00:06 Week& 13면 지면보기
여름방학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미뤄뒀던 과제들을 해결하며 긴 방학 동안 경험했던 일들을 정리할 시간이다. 초등학생들의 방학 과제는 일기·체험학습 보고서·독서 기록장 등 종류는 많지 않다. 하지만 틀에 박힌 형식대로 내용만 채우다 보면 재미도 없고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NIE(신문활용교육) 기법을 적용해 방학 동안 배우고 익힌 내용을 쉽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법을 알아봤다.


주제 일기 쓰기, 신문 만들기 … 뻔한 틀 버리고 개성 살리자

글=박형수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신문 스크랩으로 풍성한 일기 쓰기



평범한 방학 과제도 신문 스크랩을 더하면 화려하고 개성있는 작품으로 변신한다. 엄마와 함께 신문 일기를 쓰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최명헌 기자]
개학을 앞두고 자녀들의 밀린 일기 때문에 전쟁을 치르는 가정이 적지 않다. 방학 중반부터 하루 이틀 밀리기 시작하면 아예 손 놓고 있다가 개학을 앞두고 엄마에게 사정하고 매달리는 아이들을 보다 못해 일기를 대신 써주는 웃지 못할 일도 생긴다.



일기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매일 일어난 일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안경화 NIE 강사는 “신문을 활용해 주제 일기를 쓰면 잊혀진 기억을 되살리느라 골치 아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래의 내 모습’은 신문 일기의 단골 소재다. 장래 희망이 변호사라면 20년 뒤 변호사가 된 나의 하루를 반성한 상상 일기를 써보는 식이다. 변호사의 일상에 대해 잘 모른다면 신문에서 자료를 찾아 스크랩하고 이를 인용하면 된다. 미담이나 사건 사고 기사를 보고 ‘만약 나라면?’을 주제로 신문 일기를 쓸 수도 있다. 신문 기사 속 주인공이 나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꽃이나 하늘 등 인상적인 사진이 실린 날은 이를 활용해 ‘시 쓰기’에 도전해봐도 좋다. 안 강사는 “백지 상태에서 일기를 쓰려면 막막하고 부담스럽지만 신문 기사의 내용을 인용하거나 빗대어 표현하면 쓸 거리가 풍성해지고 생각의 방향도 가다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사진 활용해 체험학습 보고서 만들기



서지현(서울 중계초 4)양은 방학 동안 체험학습을 위해 어머니 김미영(38·서울 노원구)씨와 여러 차례 전시회와 사진전에 다녀왔다. 김씨는 “여학생이라 부모 곁을 떠나 있어야 하는 캠프를 보내기는 조심스러워 전시회 관람을 택했다”고 말했다.



체험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전 조사와 학습도 철저히 했다. 조각가 로댕의 특별전을 보기 전에는 그의 전기문을 읽었다. 퓰리처상 사진전 관람을 앞두고 인터넷으로 자료 조사를 하다 퓰리처상이 ‘언론의 노벨상’으로 불린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문제는 체험학습을 다녀온 뒤였다. 관람객을 위한 소책자 등 각종 자료를 받아왔지만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난감했다.



김씨는 고민 끝에 ‘주제 신문 만들기’에 도전했다. 목차는 ▶전시회를 관람하게 된 동기 ▶사전 학습을 통해 알게 된 내용 ▶직접 관람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들 ▶관람 후기 순으로 정리했다. 김씨는 “웬만큼 알려진 전시회는 신문에 관련 사진이나 알림 기사, 전문가 리뷰 기사가 수록된 경우가 많다”며 “이런 기사를 스크랩하고 아이의 생각은 간단하게 한두 줄 덧붙이는 식으로 만들면 부담도 없다”고 설명했다.



주제 신문을 만들 때는 A3 사이즈의 색지를 이용했다. 전시회 하나를 관람할 때마다 1개 면씩 제작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만들면 아이가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스크랩할 자료는 신문과 전시회 소책자에서 주로 찾고 필요한 내용이 없을 경우만 인터넷에서 찾아 프린트해 붙였다. 서양은 “전시회에 다녀올 때마다 내 손때가 묻은 신문이 한 면씩 늘어나는 게 재미있다”며 뿌듯해 했다.



서양이 애지중지하는 작품은 ‘퓰리처상 사진전’의 보고서다. 사진전에 다녀온 다음 날부터 신문 1면에 실린 사진들을 스크랩해 자신만의 보도사진집도 제작 중이다. 서양은 “1면 사진만 모아 놓아도 퓰리처 사진집 못지않은 자료가 완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독서록 대신 미니북 만들며 스토리텔링도



김혜수(서울 마장초 4)양은 이번 방학 동안 미니북을 10권이나 만들었다. 김양이 만든 미니북은 손바닥만 한 크기에 표지를 포함해 10쪽이 채 되지 않는다. 글은 한 페이지에 두 줄 미만으로 간략하게 넣고 신문에서 이미지를 찾아 붙여 만든 일종의 그림책이다.



미니북은 어머니 민정선(36·서울 성동구)씨의 아이디어로 만들기 시작했다. 민씨는 “독서 기록장을 보면서 독후 활동이 아이의 생각을 오히려 제한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빈 종이에 마음껏 자신의 생각을 펼쳐볼 수 있게 하고 싶어 미니북 만들기를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책을 읽고 줄거리와 느낀 점을 독서 기록장에 정리하는 대신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해 미니북을 제작해본 것이다.



일본 작가 오카야 고지가 쓴 『우체부 슈발』을 읽은 뒤엔 『지우의 하루』라는 제목의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했다. 자신의 생각을 실천해내는 주인공 슈발과 달리 게으름 피우기를 좋아하고 남의 말에 쉽게 현혹되는 자신에 대해 반성하고 만들어 낸 이야기다. 미니북에 쓰인 사진과 그림은 모두 신문에서 찾아 붙였다. 아이가 침대에서 자고 있는 사진, 친구와 노는 모습, 화가 난 엄마의 얼굴,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 등을 스크랩했다. 김양은 “주인공 지우는 장래 희망이 의사인데, 방학 동안 잠만 많이 자고 친구들과 놀러 다니다가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텔링 능력도 향상됐다. 김양은 “아무 연관성이 없는 사진을 연결해도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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