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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청소년 국제활동 동아리 ② 외국어 봉사단 ‘메테오’

중앙일보 2010.08.18 00:01 Week& 8면 지면보기
해외에 가 보지 않고도 한국의 문화를 세계로 알리는 방법이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눈높이에 맞는 서울투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 뛰어든 청소년 국제동아리가 있다. 청소년 외국어봉사단 메테오다.


직접 짠 코스로 서울 투어하며 틈만 나면 한국 문화 소개합니다

글=이지은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한국 방문 외국인에게 서울 안내



“한국 문화를 세계로 알려요.” 이정민양, 조엘 로버츠, 김희경양, 밍 커랜, 장나래양(왼쪽부터)이 남산한옥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황정옥 기자]


10일 오후 5시 서울에 위치한 남산한옥마을. 미국인 조엘 로버츠(19·Joel Roberts)와 밍 커랜(20·Ming Curran)이 이곳을 방문했다. 메테오가 제공하는 외국인 대상 무료 서울투어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메테오와 이들은 지난달 15일 동대문 시장 방문에 이어 두 번째 만났다. 로버츠는 미국에서 한국에 올 준비를 하던 중 영문판 구글 웹사이트에서 메테오를 알게 됐다. 그는 “처음엔 무료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서 반신반의했다”며 “나와 비슷한 또래의 한국 친구들과 함께 다니며 즐겼던 첫 번째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또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커랜은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서울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깃발 따라다니는 식의 버스투어가 내키지 않았는데 이런 좋은 동아리를 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투어에는 운영진 이정민(연세대 교육학과 2)양과 김희경(시드니대 3학년 휴학)양이 가이드로 나섰다. 고교생 장나래(인천외고 2)양도 함께 했다. 장양은 “고교생이 외국인을 만나 한국 문화를 소개할 기회가 흔하지 않다”며 “한국 문화를 영어로 소개하기 위해 사전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고교생이 주도하는 영어교육 봉사활동도



메테오는 국내에서 영어를 활용한 다양한 국제활동을 주도하는 청소년봉사단체다. 2007년 대일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이양이 친구와 단 2명으로 시작했다. 이 동아리는 개설 4년 만에 120명이 넘는 회원 수를 자랑하는 연합동아리로 확대됐다. 이양은 “주요 활동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무료로 서울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영어교육봉사를 하는 것”이라며 “서울지역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는 통·번역봉사를 맡기도 한다”고 말했다.



봉사의 성격에 따라 연령대를 나눠 진행하는 것도 흥미롭다. 외국인을 위한 서울투어 봉사는 대학생들이 주축이다. 미성년자인 고교생에게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고교생은 2인 1조로 진행되는 가이드의 보조 역할로 참여할 수 있다. 영어의 상세한 노하우가 필요한 영어교육 봉사는 고교생이 맡는다. 지역센터와 신청학생을 연계하고, 활동을 관리하는 운영진도 모두 고교생이다. 부개 생명샘 지역아동센터에서 10명 이상의 아동을 주 1회씩 가르치고 있는 송태수(인천 세일고 2)군은 “평소 영어에 자신 있었지만 서류전형과 까다로운 영어 면접까지 거쳐 합격할 수 있었다”며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무료로 가르치는 활동으로 자부심뿐 아니라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섬세한 커리큘럼으로 한국 홍보 앞장서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외국인에 대한 홍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 한국에 관심이 있거나 방문할 예정인 외국인들에게 메테오의 존재를 알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유명 여행 웹사이트에 수시로 홍보 글을 올리고 페이스북(FaceBook)과 트위터(Twitter)도 활용한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해 홍보지를 제작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영어로 제작한 문구를 회원들이 일일이 포토샵으로 디자인하고 수정해 팸플릿을 찍어낸다. 이렇게 만든 팸플릿은 방배 서래마을과 이태원 같은 외국인 거주지부터 대학교 어학당과 호텔 로비까지 회원들이 수시로 직접 방문, 관계자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나눠준다.



투어를 신청한 외국인들을 위한 유형별 커리큘럼도 회원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관광·쇼핑·맛 기행으로 나눠 원하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신청 외국인이 원하는 장소가 있다면 즉석에서 추가해 일정을 진행한다. 투어를 1회 진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최소 4시간에서 7시간 정도다. 김양은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외국인은 한국을 떠난 후에도 웹사이트와 e-메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할 정도로 친해진다”며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외국인 친구를 사귀기에 좋은 활동”이라고 자랑했다.



이양은 메테오 활동의 장점 중 하나로 대입 글로벌 전형을 준비하는데 유용하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그는 동아리 활동경력을 살려 2009년 연세대에 글로벌리더전형으로 입학했다. 입시 관계자는 한국에서 국제활동을 할 수 있는 동아리를 창설한 이양에게 관심을 보였다. 내년에 입시를 앞둔 장양도 메테오 활동 경력을 살려 국제학부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국제활동 경력에 도움이 될 동아리를 찾던 중 메테오를 발견하고 바로 신청했다”며 “수시로 외국인을 만나 한국을 소개하는 경험과 저소득층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경력이 자기소개서를 쓸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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