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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골 깊어지는 미·중

중앙일보 2010.08.13 03:00 종합 8면 지면보기
 
  왕자루이, 마이크 멀린(왼쪽부터)
 
중국이 “한·미 군사훈련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면 더 큰 충돌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며 한·미 훈련에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중국 공산당 한반도 정책 총괄 책임자인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은 11일 한국 국회의원 방중 대표단(단장 정의화 국회부의장)과의 면담에서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대표단 측이 12일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밝혔다.

왕자루이 “한·미 훈련이 더 큰 충돌 부를 수도”
멀린 “서해는 공해 … 다시 항모 작전 펼 것”

왕 부장은 특히 최근 동해에서 미 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한 훈련이 진행된 데 이어 서해에서도 미 항모가 참가하는 훈련이 실시되는 데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왕 부장은 “천안함 사태 초기에 한국에 대한 네티즌들의 동정 여론이 일었는데 군사훈련 실시 후에 네티즌들의 태도가 싸늘해졌다”면서 “서해에 미 항모가 들어올 경우 이젠 중국 인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우리 정부에 한국과 미국의 서해 연합훈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초 류우익 주중 한국 대사를 불러 “조지 워싱턴호의 서해 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전해왔다고 외교 소식통이 12일 전했다.

한편 중국 군부는 서해에서 조만간 진행될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12일 시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중국의 해안선 인근 수역에서 외국 군함과 항공기가 군사행동을 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이날 사설에서 밝혔다.

뤄위안(羅援) 소장이 서명한 이 사설은 외국 군대의 이 같은 군사행동이 중국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뤄 소장은 “누군가가 내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면 나도 그렇게 하지 않지만, 누군가 내게 해를 입힌다면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언급, 한·미 연합훈련에 나름의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뤄 소장은 “중국 인민과 군대에 관한 한 이 같은 발언은 농담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입장=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서해는 공해”라며 “서해가 중국의 사실상 영해라는 일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우리는 확장된 영해에 대한 어떤 누구의 견해에도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고 9일(현지시간)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우리는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하는 것처럼 공해를 항상 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소식통은 이에 대해 12일 “미국은 ‘중국이 너무 나갔다(went too far)’며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강찬호 기자

워싱턴·베이징=최상연·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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