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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다잡고 마음먹은 대로 던지는 서재응

중앙일보 2010.08.13 02:28 종합 28면 지면보기
‘MLB 출신’미련 던지니

전성기 제구력 살아나

맞혀 잡으며 3연속 QS




KIA 투수 서재응(32)이 최근 팀의 상승세에 앞장서고 있다. 후반기 들어 세 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KIA 선발투수들 중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서재응은 지난 1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안타 여덟 개를 맞았지만 단 1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7이닝 투구는 자신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 투구 타이 기록이다. “1점을 내준 2회를 제외하고는 마음먹은 대로 공이 들어갔다”는 그의 말대로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돋보였다. 지난 4일 LG전에서는 사흘 휴식 뒤 선발 등판을 자원해 6이닝 동안 무실점했다.



후반기 세 경기에서 2승무패에 평균자책점은 0.95(19이닝 2자책점). 그 기간 내준 볼넷은 겨우 두 개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 붙었던 ‘컨트롤 아티스트’란 닉네임이 다시 떠오를 만한 기세다.



2008년 미국에서 돌아와 고향팀 KIA에 입단한 서재응은 지난해까지 2년간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을 올렸다. 두 시즌 연속 80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승수도 연달아 5승에 머물렀다.



올해 서재응의 선택은 ‘변화’였다. ‘메이저리거 출신’이라는 경력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다양한 변화구와 코너워크에 집중하며 수싸움을 즐기는 투수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 12일 현재 6승(5패)으로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을 뛰어넘었다. 투구 이닝도 101과3분의1이닝에 달하고 평균자책점도 3.38로 국내 복귀 후 가장 좋다.



11일 한화전 5회 말 투구가 그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서재응은 선두타자 추승우를 상대로 초구에 시속 90㎞대의 슬로커브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2구째에 또 슬로커브를 던져 추승우의 허를 찌른 뒤 4구째 직구로 스탠딩 삼진을 잡아냈다. 이전까지 커브나 슬라이더를 거의 던지지 않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서재응은 “직구를 더 빠르게 던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이제 베테랑인 만큼 포수 (김)상훈이나 주변 사람들의 조언대로 맞혀잡는 투수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투구 시 팔 각도를 예전보다 낮추니 슬라이더를 던지기에 좋아졌다.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않으면 그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어깨 통증으로 두 차례나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탓에 남은 시즌 동안 팀의 4강 재진입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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