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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18명 독도특위에 10명 결석 … 제재는 1만9000원 수당 감액뿐

중앙일보 2010.08.13 01:06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렇게 늑장들을 부려서야….”


그나마 결석계 내면 안 깎여

11일 오후 2시10분 국회 본관 401호 회의실.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내 독도영토수호대책특별위(독도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볼멘소리를 했다. 회의를 2시 정각에 열기로 했지만 10분이 지난 뒤에도 회의장엔 본인을 포함해 달랑 4명만이 앉아 있자 이런 말을 한 것이다. 이어 4분 뒤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 등 3명이 입장해 강 위원장은 겨우 개회를 선언할 수 있었다.



11일 오후 열린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독도영토수호대책특위 회의장. 이날 회의는 참석의원들이 너무 적어 정족수 부족으로 독도 관련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회의는 일본 정부에 한일협정 비밀문서의 공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해 소집됐다. 민감한 국내 정치현안을 다루기 위한 것도 아니고, 회의 소집에 여·야가 이견을 보인 것도 아닌데도 특위는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했다. 그 까닭은 의원 머리 숫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18명으로 구성된 독도특위에서 결의안을 채택하려면 10명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모습을 나타낸 의원은 민주당 4명, 한나라당 3명, 선진당 1명 등 8명뿐이었다. 한나라당 소속 특위 위원은 18명 중 10명이나 되는데도 이날은 3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한나라당 측에 “기다려줄 테니 연락 좀 더 해 보라”고 독촉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꼭 오늘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국회 회의장에서 이처럼 정족수 미달로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최근 두 번 목격했다. 독도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회의에 불참한 의원들이 대부분 “개인 일정이 있다”거나 “지역구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이유를 댔다고 한다. 그러나 국회 규칙 제14조(의원윤리실천규범)는 ‘국회의원은 결혼식 주례나 지역구 활동 등을 이유로 국회의 각종 회의에 불참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회법 32조엔 ‘의원이 정당한 사유로 결석계를 제출한 경우 외에는 결석한 회의일수에 상당하는 금액을 의원 수당에서 감액한다’는 내용도 있다. 회의에 불참하면 세비도 깎인다는 얘기다. 국회 의사과 관계자는 “회의에 한 번 빠질 때마다 1만9000원씩 깎이는데, 의원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더라”고 말했다. 또 “의원들이 설사 결석계를 내더라도 거기에 적힌 사유가 사실인지, 핑계인지 우리가 따지지 못하기 때문에 결석 풍토가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곽보아(서강대 4), 권영은(동국대 3)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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