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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뽑아 엄청 부담된 감독님께 골로 보답해 다행”

중앙일보 2010.08.13 00:48 종합 28면 지면보기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얘기가 있다. 윤빛가람(20·경남·사진)이 그랬다.


평가전서 금빛 데뷔한 윤빛가람

12일 오전 서울 메이필드호텔 로비에 그가 모습을 나타내자 호텔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어 사인을 요청했다. 지난주까지 고향인 창원 거리를 활보해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던 그가 ‘스타’가 된 것이다. 전날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윤빛가람은 “스타요? 아직 멀었어요. 이제 시작인걸요”라며 부끄러워했다. 이어 “홈페이지 방문자가 하루 평균 300명인데 아침에 보니 1만5000명이 넘었더라고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윤빛가람은 조광래 대표팀 감독 얘기부터 꺼냈다.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가족만큼 감사해야 할 분이죠.” 조 감독은 ‘잊혀진 천재’ 윤빛가람을 신인 드래프트로 선발해 경남의 주축 선수로 키웠고 대표팀에도 선발했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 기간 조 감독은 윤빛가람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경기 직전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퉁명스럽게 말한 게 전부였다. 그는 “감독님을 이해해요. ‘제자를 뽑았다’는 시선이 엄청 부담스러우셨을 텐데. 골로 보답해서 다행이에요”라고 말했다.



첫 A매치에서 윤빛가람이 배운 것은 ‘여유’다. 특히 박지성(맨유)·이영표(알 힐랄)·기성용(셀틱) 등 해외파 형들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윤빛가람은 “사실 성용이 형과는 한 살 차이인데 경험 차이는 3년은 넘는 것 같아요. 여유가 넘치더라고요. 지성이 형과 영표 형은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자신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더라고요. 해외 경험이 왜 중요한지 확실히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훌륭한 데뷔전을 치렀지만 윤빛가람은 “마라톤이 막 시작됐는데 제가 출발이 좋았을 뿐이에요. 결승점인 브라질 월드컵까지 가려면 한참 멀었어요”라며 겸손해했다. 이어 그는 “패싱 플레이를 더욱 잘하고 싶어요. 백지훈(수원) 형과 사비(바르셀로나)를 많이 연구하고 있어요. 사비만큼 한다면 정말 좋을 텐데”라며 웃었다.



인터뷰 막바지에 ‘3년 전으로 돌아간다면’이라고 기습 질문을 던졌다. 윤빛가람은 2007년 국내에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 직전 “K-리그는 느려서 안 본다”고 말해 축구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는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제 실수죠. 3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인터뷰 방법부터 배울 거예요”라고 여유 있는 표정으로 답했다.




윤빛가람은 …



■ 생년월일 : 1990년 5월 7일



■ 출신지 : 경남 창원



■ 신체조건 : 1m78㎝70㎏



■ 출신 학교 : 창원초 - 김해중 - 부경고 - 중앙대



■ 프로선수 경력 : 통산 19경기 5골4도움



■ 별명 : 강심장



■ 좌우명 : 힘들 때가 승부처다



■ 취미 : 음악 감상, 인터넷 뉴스 검색



글=김종력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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