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투기 정비 달인 ‘명장’ 되다

중앙일보 2010.08.13 00:36 종합 32면 지면보기
특전사 부사관에서 무기체계 정비 기술자로 변신하더니 군 최고 정밀정비기사로 대한민국 명장에까지 오른 군인이 있다. ‘공군85표준창’ 경기 양주지소에 근무하는 이상온(52·사진) 준위다. 그는 12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한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됐다.


경력 28년 이상온 공군 준위

그가 군생활을 시작한 것은 1975년 6월이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특전사 부사관으로 ‘취업’을 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에는 공부를 계속하지 못한 한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준위는 “82년 행정학교에서 해외유학반과정을 운영한다는 얘기를 듣고 곧장 지원했죠. 다시 공부할 수 있다는 기쁨에 하루 2~3시간 자면서 공부하니 도저히 못할 것 같던 영어회화가 되더라”고 회고했다.



과정을 마치자 미국 교육 대상자에 뽑혔다. 정부 추천으로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미 육군정밀측정학교에 들어갔다. 이 준위는 “몸으로 구르던 내가 전자·물리와 같은 정밀측정 공부를 하자니 머리가 지끈지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년 뒤 역대 한국군 교육생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아 우등수료자가 됐다. 귀국 후 그는 3군 통합 정밀정비창인 공군85표준창에 배치됐다. 이곳에서 이 준위는 또 한번 일을 냈다. F-16전투기가 들어오기 전인 90년대 초 그는 당시 공군 주력전투기이던 F-4, F-5의 계기이착륙장치 자동정비시스템을 개발했다. 당시 이들 전투기는 야간이나 안개가 끼었을 경우 계기가 지시하는 대로 자동 이착륙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하지만 계기장치가 고장 나면 수리에 몇 주일이 걸릴 정도로 정비시스템은 재래식이었다. 이 준위가 개발한 자동정비시스템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줬다. 몇 시간이면 계기장치를 정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육군에서 운영하는 화포탐지레이더의 정확도를 개선하는 장비도 개발하는 등 그의 정밀 무기정비 기술은 3군 최고로 평가 받았다.



그는 현재 메릴랜드주립대 3년 휴학생 신분이다. 2000년 미국 미시시피주 미 공군 교육사령부에서 교육을 받을 때 메릴랜드주립대에서 컴퓨터프로그램통제 분야를 전공했다. 이 준위는 “전세계에 한국 무기의 정밀성을 알려 안심하고 한국 무기를 살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은 이날 이 준위 등 21명의 대한민국 명장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은 각각 일시장려금 2000만원과 매년 기능장려금 95만~285만원을 받으며 해외산업시찰 기회를 갖는다.



김기찬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