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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남경필 등 수사 비판 “군사독재 때 같은 사찰하고 검찰은 적당히 덮으려 하고”

중앙일보 2010.08.13 00:25 종합 3면 지면보기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수사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 일부에서도 검찰의 발표 내용을 비판하며 특검을 시사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12일 한나라당에선 정두언 최고위원과 남경필·정태근 의원이 공개적인 목소리를 냈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본인 또는 부인이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의해 조사당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군사독재 정부에서나 있었던 민간인·정치인 사찰이 이뤄지고 검찰이 적당히 덮는 일이 이 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현 정부의 탄생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하드디스크가 훼손됐다는 검찰 발표와 관련해 “정부 공식 문서기록철에 해당하는 걸 파괴한 건데 얼마나 급했으면 파괴했겠느냐”며 “검찰이 누가 파괴했는지 모른다는 건 실체 규명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검찰이 시대를 거슬러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며 “이는 출세욕에 눈이 먼 일부 검찰 간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은 개인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권력 사유화의 유혹에 빠져든 소수세력이 ‘무리해서 확대한 자신들의 권력’을 지역적 인맥을 바탕으로 보호 유지하기 위해 국정을 농단하고 반인권적 불법행위를 자행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성명서에는 ▶법률상 책임자인 총리·총리실장·사무차장도 모른 채 특정 세력에 의해 사찰을 담당하는 조직이 기획·구성·운영됐으며 ▶조직 구성 당시 42명 중 17명이 대구·경북 출신이고 이 중 영일·포항 출신이 8명이란 점을 지적했다. 그러곤 “검찰이 수사 의지가 있다면 수사팀을 교체하고 재수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정치권에서 검찰이 아닌 수사 주체를 주장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남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정치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검찰이 깃털도 아닌 그림자만 쫓는 수사를 했다”며 “의심을 받아온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 대해선 조사조차 안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B정권 국민 뒷조사 진상규명특위’ 위원장인 박영선 의원은 “검찰은 (불법 사찰 내용을 담은) 컴퓨터 파일이 전부 삭제됐다고 하지만 검찰이 온전한 파일을 일부 확보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13일 서울중앙지검을 항의방문키로 했다.



고정애·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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