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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뜨는 여름 페스티벌은?

중앙선데이 2010.08.08 02:20 178호 5면 지면보기
올여름 호수에는 뭐가 떠 있을까. 세계의 음악 팬들이 궁금해 합니다. 어떤 호수일까요? 세계 지도를 펼치면 독일ㆍ오스트리아ㆍ스위스 사이에 ‘구멍’이 보입니다. 한국 대전시 정도 크기의 보덴 호수죠.2007년에는 여기에 커다란 눈동자가 떠 있었습니다. 2001년엔 거대한 식탁과 의자가 기울어진 채 호수에 반쯤 잠겨 있었죠. 1999년엔 도시 빌딩만 한 해골이 몸을 담그고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김호정 기자의 클래식 상담실

거대한 환상을 보여주는 이 호수는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음악축제’의 무대입니다. 눈동자는 오페라 ‘토스카’, 식탁은 ‘라 보엠’, 해골은 ‘가면 무도회’의 배경이었습니다. 올해는 코끼리와 자유의 여신상이 호수에 설치됐네요. 베르디의 ‘아이다’를 공연하기 위한 무대입니다. 사진만 봐도 유럽 음악 축제에 간 듯 설레네요. 축제는 이달 22일까지입니다.

여름 음악 축제의 고전은 잘츠부르크죠.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브루노 발터 등 스타 지휘자들이 활동하던 1930년대 축제가 확 커졌고, 이후 세계인들에게 음악제의 동의어로 자리했습니다. 재미있는 오페라 연출과 실력 든든한 연주자들의 출연이 신뢰를 주죠.

하지만 요즘 세계 음악 축제는 ‘춘추전국시대’입니다. 개성 만점의 축제들이 뜨고 있거든요. 브레겐츠의 호수 오페라만큼이나 인기 있는 곳은 스위스 루체른의 호수입니다. 수준 높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매년 연주를 맡으니 청중이 믿고 찾죠. 올해는 ‘사랑’을 주제로 정했더군요. 용기 있는 사랑에 대한 베토벤의 신념을 다룬 오페라 ‘피델리오’ 서곡으로 축제가 시작됩니다. 낭만적인 호숫가가 되겠죠? 이달 12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입니다.

피서를 도시로 떠나는 분도 있죠. 뉴욕 센트럴파크의 북서쪽 링컨센터에서 열리는 ‘모스틀리 모차르트(Mostly Mozart) 페스티벌’이 요즘 한창입니다. 모차르트만 연주하는 건 아니고, 베토벤 등 그에게 영향을 받은 작곡가 작품도 소개하죠. 밤 10시 반에 열리는 콘서트도 있고요. 고전적인 음악, 뜨거운 밤, 거대한 도시라, 좋은 조합이죠?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프라노 임선혜씨는 내년 스위스의 축제에 초청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말러의 작품인 ‘세상의 노래(Das Lied von der Erde)’와 같은 이름으로 프리부르에서 열린다네요. 세계 각국의 성악가가 모국의 노래를 부른다니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는 16년째 프랑스 디나르 축제의 감독을 맡고 있죠. 이달 9일에는 김선욱씨가 이 축제에서 독주회를 엽니다. 프랑스 북쪽 해변 마을의 정취를 한국 피아니스트들이 살려주겠군요.

미국 아스펜, 스위스 베르비에는 산자락의 시원함으로 승부하는 여름 음악축제입니다. 또, 바그너의 전용 극장이 있는 독일 바이로이트는 이 작곡가를 숭배하는 청중의 여름 순례지고요. 다양한 개성을 자랑하는 축제가 지금 곳곳에서 한창이겠네요. 올여름, 훌쩍 떠나지 못한 분들을 위해 마음껏 상상할 거리를 마련해 봤습니다.



A 유럽·미국…개성만점 축제 한창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클래식을 담당하는 김호정 기자의 e-메일로 궁금한 것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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