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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긴 드로잉 3115점, 시대의 판화가 오윤을 추억함

중앙일보 2010.07.30 00:44 종합 20면 지면보기
‘현실과 발언’ 30주년 기념전에 즈음해 출간된 『오윤 전집』(현실문화) 전 3권은 요절한 한 예술가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자료집이다. 현발의 창립 멤버로서 누구보다도 현발 정신에 충실하게 살다간 판화가 오윤(1946~86·사진)의 전작 도록을 겸하면서 ‘현실과 발언’ 다시읽기를 위한 첫 걸음 구실을 하고 있다.


『 … 전집』 세 권으로 나와

제1권 ‘세상 사람 동네 사람’, 제2권 ‘칼을 쥔 도깨비’, 제3권 ‘3115 날것 그대로의 오윤’으로 이름붙여진 책들은 작가의 방대한 작품 전체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꾸며졌다.



우선 제3권이 눈길을 끈다. 오윤이 1960년대 중반 서울대 미대 조소과에서 공부하던 시기부터 그가 숨을 거두는 86년에 이르기까지 20여 년에 걸쳐 수십 권의 노트에 남긴 3115점의 드로잉을 묶었다. 엄청난 양의 드로잉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폭넓은 관심과 두터운 정신으로 일상과 사람들을 관찰했는가 알 수 있다. 회화·판화·조소 작품을 망라한 제2권과 더불어 앞으로 오윤의 작품세계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자료집이라 할 수 있다. 2권에 실린 ‘동래학춤 무보(舞譜)’는 춤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애정과 식견을 드러내면서 그의 미학의 뿌리가 춤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37명 필자가 참가한 제1권은 오윤의 삶과 예술세계를 인터뷰, 좌담, 평론, 에세이 등 여러가지 형식에 담아 재미있으면서도 참신한 이론의 틀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오윤의 현발 창립전 글 ‘아무 것도 없는 빈 그릇’은 작가의 육성으로 귀중한 텍스트다. 02-393-1125.  



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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