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신 따가우면 하루 서너 번 20분씩 찬물 샤워

중앙선데이 2010.07.24 23:51 176호 15면 지면보기
피부가 태양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는 여름이다. 바닷가에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았다가 햇볕에 데기도 한다. 자외선은 그늘에 숨어도 피할 수 없다. 백사장에서 반사된 자외선은 피부에 그대로 꽂힌다. 자외선은 물도 투과하기 때문에 물속에서도 안전하지 않다. 이런 자외선 화상은 멜라닌 색소를 침착시켜 기미·주근깨를 남긴다. 화상 부위에 옷깃만 스쳐도 쓰라리고 물집이 터져 고생한다.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남기도 한다. 휴가지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지 못해 입은 피부 화상의 응급처치법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해수욕장의 불청객 ‘자외선 화상’

파장 짧고 강한 자외선B, 화상 주범
태양광은 파장이 긴 것부터 적외선,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햇빛), 자외선 등으로 나뉜다. 자연에서 쬐는 적외선은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사물의 색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은 가시광선 때문이다. 햇빛에 눈이 부신 것은 가시광선 탓이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외선이다. 하루 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3시다. 파장이 긴 것부터 자외선A, 자외선B, 자외선C가 있다. 인체에 가장 안 좋은 것은 자외선C인데, 대부분 오존층에 흡수돼 지구표면에는 거의 닿지 않는다. 자외선A와 B는 피부와 눈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자외선A는 세기는 약하지만 사무실·가정·자동차 등 유리창이 있는 곳이면 성역 없이 침투한다. 날씨와 상관없이 연중 일정하게 영향을 주는데, 피부노화와 관련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는 “피부에 화상을 입히는 것은 자외선B”라며 “파장이 짧고 강해 단시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자외선B의 조사량은 여름이 겨울보다 6~7배 많다. 하지만 자외선A와 달리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한다.
피부는 제일 바깥부터 표피·진피·피하지방층으로 구성된다. 피부 화상은 손상된 정도에 따라 보통 1~3도까지 나뉜다. 1도 화상은 피부의 가장 겉부분인 표피만 상한 경우다. 화상 부위에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몰려 피부가 빨갛게 변하며 온도가 상승한다. 가벼운 접촉에도 심한 통증이 있지만 물집은 없다.

2도 화상은 진피까지 손상된 상태다. 끓는 물에 데는 것이 2도 화상이다. 1도 화상의 증상에 물집까지 잡힌다. 2도 화상이라도 ‘중증 화상’이면 급속하게 탈수가 생겨 신장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야 한다. 2도 중증 화상은 체표면적의 20% 이상 화상을 입은 경우다. 체표면적 1%는 화상을 입은 당사자 손바닥 하나의 넓이에 해당한다. 노인이나 유·소아는 15%만 입어도 중증 화상으로 본다.

자외선으로 입을 수 있는 화상은 2도까지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자외선으로 인한 화상의 증상은 바로 나타나지 않고 6~12시간 후부터 발생한다”며 “강한 햇빛을 그대로 받는 뒷목·어깨·등 부위의 화상이 흔한데, 하루 이틀 지나면 피부가 점차 검게 변하고 얼굴이나 몸이 붓기도 한다”고 말했다.

3도 화상은 화재에 의한 것으로, 피하지방층까지 깊이 손상된다. 피부가 까맣게 타거나 창백한 색으로 변한다. 피부 신경과 혈관이 모두 파괴돼 통증이 없고, 물집이나 진물도 생기지 않는다. 출혈도 없다.

이물질 없으면 비누 사용은 피해야
피부 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열을 식히는 것이다. 1도 화상은 냉찜질만 잘하면 흉터를 남기지 않고 치료된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피부에 화상을 입으면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모여 염증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며 “냉찜질을 통해 혈관을 수축시켜 염증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 수분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냉찜질의 기본 원리는 수분 성분이 증발하면서 화상 부위의 열을 빼앗고 주변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냉찜질에 특별히 좋은 재료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수건을 시원한 수돗물에 적셔 화상 부위에 얹는 게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얼음을 수건에 싸서 대고 있어도 된다.

이주흥 교수는 “물집이 잡힌 2도 이상 화상이라면 생리식염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냉찜질 시간은 한 번에 20분 내, 하루 3~4회가 적당하다. 화상 부위가 온몸에 넓게 분포하면 하루에 서너 번씩 20분 내의 찬물 샤워를 한다. 이물질이 많지 않다면 비누나 보디 클렌저 등 세정제 사용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진호 교수는 “화상을 입은 피부는 피부 보호막이 파괴된 상태”라며 “세정제가 피부의 이물질을 씻어내면서 피부 표피의 수분도 빼앗아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냉찜질의 원리를 생각하면 감자·오이·우유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해 팩을 하는 것도 괜찮다. 강진수 원장은 “감자에는 피부를 진정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진정효과가 있다”며 “단 감자의 싹이 난 부분에는 독성이 있어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어 “오이는 진정효과가 높고 무기질·칼륨이 풍부해 피부 노폐물을 제거해 피부결을 정돈시킨다”며 “꼭지 부분에 비타민C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이용해 팩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2도 이상 화상에는 밀가루 팩을 하지 않는다. 열 발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감염·흉터 등 부작용 위험이 있는 2도 이상 화상은 치료에 신경 써야 한다. 곪아 증상이 악화되면 피부 이식도 받아야 한다. 이주흥 교수는 “2도 화상에 동반되는 물집은 일부러 터뜨리지 않는다”며 “항생연고를 바르며 시간을 끌기보다 병원을 찾아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제제를 처방받아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광 화상 후 열이 가라앉고 물집이 아물면 뱀이 허물을 벗듯 피부가 일어난다. 잡아 뜯거나 때수건으로 벗기기보다 새 살이 차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피부 보호막인 표피가 없으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흉터와 염증을 부른다. 피부 허물이 벗겨질 때는 가렵다. 로션을 충분히 발라 피부의 습도를 유지해준다.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준 후 미백크림과 에센스를 1대 1의 비율로 섞어 마사지해준다. 특히 화상 후 보습에 신경 써야 할 부위는 얼굴이다. 여성은 되도록 화장을 피하고 피부 자극을 줄여야 한다. 수분 에센스와 수분 크림을 1대 1로 섞어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화상으로 인한 얼굴의 열기를 빼려면 감자·오이·찬 우유를 이용해 팩을 한 후 수분 로션을 바른다.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