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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 30분 전 코감기약 ‘비행 두통’ 잡는 특효약

중앙선데이 2010.07.24 23:48 176호 15면 지면보기
바야흐로 여름휴가 시즌이다. 비행기를 이용해 휴가를 떠나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최근에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 지인이 도쿄에서 전화를 걸어 왔다. 도쿄를 경유해 미국으로 가기 위해 도쿄 공항에 내렸는데 터질 것 같은 극심한 두통이 몰려와 고생했다고 하소연했다. 미국에 도착할 때도 똑같은 증상이 있을 것 같은 걱정과 혹시 뇌혈관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비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평소에는 없었던 문제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선 기존의 두통이 악화되거나 새로이 두통이 발생될 수 있다.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는 환자에게서 비행과 관련돼 두통이 유발된 경우를 ‘비행기두통’이라 한다. 이는 특히 비행기가 하강할 때 두통이 잘 발생한다고 해 ‘비행기하강두통’이라고도 부른다.

‘비행기두통’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선 편두통을 생각할 수 있다. 하강 비행으로 인한 기압의 변화나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비행기두통’의 다른 원인으로 부비동(副鼻洞)의 기압 손상을 생각할 수 있다. 부비동이란 코 주변의 공간으로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소위 ‘축농증’이 생긴다. 비행기가 하강하면 기압은 높아지는데,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부비동의 출구가 막혀 있는 경우 부비동 속은 주변보다 낮은 음압 상태가 된다.

그 결과 부비동의 점막과 정맥이 늘어나면서 부비동의 출구가 더욱 막히게 되고 그로 인해 부비동 내의 분비물이 고이면서 부비동염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는 부비동의 점막이 찢어지면서 피가 고이는 혈종이 생길 수 있다. 마치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것 같은 효과로 인해 혈종이 생기는 것이다. 혈종이 생기면 심한 통증과 더불어 코피가 날 수 있으며 통증은 몇 시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부비동은 코 위·옆·뒤 등 4곳에 있는데 그중에도 이마에 있는 전두동이 구조상 가장 잘 막힌다. 따라서 급격한 하강 중에 앞이마가 아프다면 부비동염이나 부비동혈종을 의심해야 한다.

이와 유사하게 비행기 하강 중에 중이(中耳)와 외이(外耳)의 기압차 때문에 귀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중이는 외이와 고막으로 분리돼 있어 외이로부터 공기의 유입이 차단되지만 이관(耳管·유스타키오관)이 입 속으로 연결돼 있어 외부와 압력을 같게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비행기가 하강할 때라도 이관이 정상적으로 열려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감기에 걸려 이관이 부어 있게 되면 중이의 압력이 외부에 비해 낮아지고 그 결과 귀에 통증·귀막힘·청력장애 등이 발생하며 심하면 고막이 파열될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어른보다 이관이 덜 발달돼 더욱 영향을 받기 쉽다. 어떤 경우는 중이에 음압이 걸려 중이에 분비물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이 유발될 수도 있다.

비행기 하강 중에 귀의 통증이 자주 있는 사람은 착륙 30분 전에 코감기약(교감신경흥분제)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비행기가 하강할 때 하품을 하거나 침이나 물을 삼키거나 껌을 씹는 것도 이관을 열리게 하므로 도움이 된다. 통증이 계속될 경우에는 엄지와 검지로 코를 막고 입을 꽉 다문 상태에서 입 속에 공기를 부풀려 이관으로 공기를 불어넣는 것도 이관을 개방하는 데 좋은 방법이지만 너무 세게 했을 경우에는 고막이 손상될 우려가 있고 감기에 걸려 있는 경우에는 감기 병원균이 귀로 들어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모 항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비행기 내에는 응급 키트가 준비돼 있으며, 비행기 승객 중에 의사가 1명 이상 있을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한다. 비행 중에 어떠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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