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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가루 번지고, 목탄 가루 번지고

중앙선데이 2010.07.24 22:57 176호 7면 지면보기
김미경의 ‘심포니 오브 더 스피릿(Symphony of the Spirit) 100506-05’, mixed media on canvas, 5050㎝
이번 전시에서 작가 김미경의 그림은 모두 같은 제목이다. ‘심포니 오브 더 스피릿(Symphony of the Spirit)’.

김미경, 박영학-갤러리 마노 기획전 7월 15일~8월 18일 서울 서초동 갤러리 마노 문의 02-741-6030

서로 충돌하면서도 결국 화합하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세계다. 그 세계의 본질은 우연과 의도가 교묘하게 중첩돼 있다는 점.

이를 위해 그는 피그먼트라는 물감 가루와 더치 미디엄이라는 액체를 이용한다.
“형형색색 피그먼트에 더치 미디엄을 섞어 캔버스 위에 붓습니다. 그리고 캔버스를 키처럼 잡은 뒤 이리저리 기울이죠.

기울이는 각도만큼, 속도만큼 물감의 진군 속도가 달라집니다. 선명한 원색과 부드러운 무채색이 서로 어우러지는데 색이 섞이면서도 어두워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죠.”

박영학의 ‘beyond the Scenery 10-29’(2010), 장지에 방해말, 목탄, 숯, 50× 82㎝
꽃처럼 화사한 작품 곳곳에 남아 있는 물감 가루의 흔적은 우리네 삶 속에 남아 있는 한 조각 앙금일까.

강렬한 흑백 대비로 김미경의 작품과 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가 박영학의 작품은 공감각적이다. 장지 위에 그려 낸 목탄의 농담이 정답고, 그 밑에 촘촘히 박아 넣은 숯의 뽀드득한 질감이 아련하다. 그 숯은 나무들이 곧게 뿌리내린 대지의 상징이자 그림의 중심추가 돼 우리의 인생을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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