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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쇄살인 ⑥ "더 못 죽인 게 한이다" 엽기적 살인 집단, 지존파

중앙일보 2010.07.24 20:18
김기환(26)·강동은(21)·김현양(22)·문상록(23)·백병옥(20)·이경숙(23)·강문섭(20). 7명의 살인귀들은 1993년 4월 도박판에서 만났다. 대부분 전과자에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이들은 가진 자들에 대한 증오를 나누다 살인 집단을 결성한다. 홍콩 영화 '지존무상'에서 이름을 본따 '지존파'라 부르고 살인 예행 연습으로 20대 여성을 죽이고, 달아난 조직원(18)을 때려 죽이는 등 엽기적 행각을 저질렀다. 1994년 5월엔 전남 영광군 김기환 어머니의 집을 개조해 감옥과 소각로가 있는 살인 공장을 만들었다.



이후 부유층 납치 살인을 실행에 옮겼으나, 밤무대 악사(34)와 갓 기업을 인수한 중소기업 사장 부부가 희생됐다. 악사와 함께 납치된 카페 여종업원(27)이 탈출을 감행해 경찰에 이를 알리면서 엽기적 범죄는 막을 내렸다. 이들은 검거 후 언론에 "압구정동 야타족들을 다 죽이고 싶었다""더 못 죽인 게 한이다" 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이 중 일부는 담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인육을 먹은 것으로 알려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다음은 1994년 9월 21일자 중앙일보 22면 기사



<범행실습 삼아 살인 암매장-악마적 범죄 始末>



◇1차범행=「지존파」두목 김기환(金基煥)등은 지난해 7월 오후11시쯤 충남 논산에서 대전방향의 두개역 부근 다리밑에서 혼자 걸어가던 성명미상의 23세 여자를 조직원들의 범행실습을 위해 납치,윤간한 뒤 『범죄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라며 두목 金씨가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2차범행=지난해 8월 같은 조직원인 宋봉은(23)이 조직을배반했다는 이유로 전남영광군불갑면 불갑사 인근 야산으로 끌고가단검과 곡괭이 등으로 마구 찌르고 때려 살해한 뒤 근처 산에 묻었다.



◇3차범행=지존파는 두목 金기환이 지난해 6월 구속되자 姜동은을 새 리더로 올 7월 전남 지리산에서 1주일간 조직결속을 위한 지옥훈련을 마쳤다.이들은 지난 8일 오전3시쯤 경기도양평군양수리 앞길에서 李종원씨(36.악사.경기도성남시 )가운전하고 가던 경기1주1019호 그랜저승용차를 자신들의 르망승용차로 가로막고 가스총을 발사,李씨와 李씨와 함께 타고 있던 李모양(27)을 전남 영광 아지트로 납치한 뒤 몸값을 요구했으나 李씨가 지급능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다음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워 李씨를 질식사시키고 그랜저승용차에 태운뒤 전북 남원부근의 계곡에 밀어넣어 교통사고로 위장했다.



이때 이들은 함께 납치한 李양을 윤간했으나 李양은 간신히 도주,경찰에 제보를 해 金씨 일당을 검거하는 단서를 제공했다.



◇4차범행=姜등은 13일 경기도성남시 동서울 공동묘지에서 벌초중이던 삼정기계 사장 소윤오(蘇潤五.42).朴미자(35)씨 부부를 가스총으로 실신시켜 아지트로 끌고가 감금했고 다음날인 14일 蘇씨 회사 沈모 부장으로부터 몸값 8천여만 원을 받아냈다. 姜등은 이어 蘇씨는 엽총으로 살해하고,이어 부인 朴씨는 칼로 찔렀으나 죽지않자 도끼로 내리쳐 살해한 뒤 두 사람의 시체를 칼과 도끼로 토막낸 후 아지트내 시체소각장에서 태웠다.



범인들중 일부는 『담력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피해자를 살해,불에 태운뒤 인육을 먹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기타=이들은 두목 金이 지난 6월 강간치상혐의로 영광경찰서에 구속되자 경찰서를 습격해 총기를 탈취한 뒤 모방송국을 점거,세상을 깜짝 놀래줄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7월초 서울시내 모백화점에서 대량으로 상품을 구입한부유층 고객 1백50여명의 명단을 비밀리에 확보,범행대상을 물색하던 중 검거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것.





김종윤·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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