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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일 잘하면 돕고 안 그러면 협조 덜 될 것”

중앙일보 2010.07.24 02:09 종합 4면 지면보기
6·2 지방선거로 당선된 민선 5기 시·도지사들이 2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첫 오찬 간담회를 했다. 16명 중 15명이 참석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직무가 정지된 민주당 이광재 강원지사만 불참했다. 15명 중에는 9명이 야당이거나 무소속이었다. 그런 만큼 이날 상견례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분위기가 냉랭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민선 5기 시·도지사와 첫 오찬

하지만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예상보다 한 시간이나 넘겼을 만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다른 참석자도 “4대 강 살리기를 놓고선 다소 이견도 보였지만, 전반적으론 더 깍듯하게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6·2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23일 전국 16개 시·도지사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이 간담회 전 16개 시·도지사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주호영 특임장관, (김두관 경남지사, 강기창 강원지사 권한대행, 이시종 충북지사), 박준영 전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강운태 광주시장, 염홍철 대전시장, 김완주 전북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이 대통령, 정운찬 국무총리, 허남식 부산시장, 박맹우 울산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우근민 제주지사), 김범일 대구시장. ( )안은 가려져 보이지 않는 시·도지사. [조문규 기자]
이 대통령은 오전 11시15분 티타임장에 등장하며 시·도지사들에게 ‘맞춤형 인사’부터 건넸다. 2006년 낙선한 뒤 재선에 성공한 염홍철 대전시장에겐 “다시 왔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45) 충남지사에겐 “최연소 지사네”라고 인사했다.



이어 간담회가 시작되자 공식 인사말에서 “내가 시·도지사 출신이니까 시·도지사를 만나면 본능적으로 반갑다”고 했고, “모두 다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열정 있는 사람이 시·도지사가 됐다고 평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인사말 중에선 “어떤 시·도지사든 지역민을 위해 열심히 하는 분을 도울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래도 협조가 덜 될 것”이란 말이 가장 뼈있게 들렸다. 과거 지방 업무보고 때마다 나왔던 발언이지만, 야당 소속 단체장들이 많은 자리여서 더 뉘앙스가 강했다. 오찬 간담회에선 시·도지사들이 한 명씩 공개 발언을 했다. 대부분 해당 지역 숙원사업에 대한 설명이었다. 경제자유구역지정이나 지역개발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 요청이 특히 많았다. 이 중 김완주 전북지사가 ‘새만금개발청’의 설치 필요성을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참모들에게 “즉각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내내 부드럽던 분위기는 일부 지사들이 4대 강 사업에 대해 이견을 표출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먼저 김두관 경남지사가 이 대통령에게 “이 사업을 반대하는 야당·시민단체와 만나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안희정 지사는 “이 사업이 국민 간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발언을 들은 이 대통령도 마무리 발언에서 “국회의원은 그럴 수 있지만, 시·도지사가 (자기 지역과 무관한 일에) 단체로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주고받으면서도 양측은 서로를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다. 김 지사는 낙동강 보 건설 현장을 환경단체가 점거했다는 얘기를 “참 보고드리기 민망하다”면서 조심스럽게 꺼냈다. 안 지사도 발언 말미에 “오늘 자리가 대통령님의 짐을 덜어드리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지사가 바뀔 때마다 국책사업이 바뀌어선 안 되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이날 오찬에서 청와대가 내놓은 메뉴는 ‘야당 배려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평 잣죽(경기)을 제외한 나머지 음식은 홍어회 무침(전남), 한우 불고기(강원), 비빔밥(전북) 등 야당 도지사 지역의 특산품으로 차려져서다. 



글=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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