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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순익 상당 … 금리 낮출 여지 있다”

중앙일보 2010.07.24 02:06 종합 6면 지면보기
금융위원회가 23일 캐피털 회사들의 대출금리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너무 높은 이자를 받고 있는 건 아닌지, 낮출 여력은 얼마나 되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결과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캐피털사의 신용대출 금리가 너무 높다”고 지적한 데 따른 대책이다.


캐피털사 “서민들 되레 사채로 내몰릴 수도”
캐피털 업계 금리 딜레마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23일 오전 미소금융재단 이사장들과 간담회를 하고 “캐피털사도 고충이 있겠지만 연 30%대의 금리는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심층 조사를 통해 서민의 부담이 덜 가는 방향으로, 어떤 대책이 가능한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사(할부금융사)는 ‘여신 전문 금융회사’다. 예금을 받지 못하고, 대출만 해주는 금융회사라는 뜻이다. 원래 주 업무는 할부금융이나 리스다. 하지만 생계자금이나 긴급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서민 신용대출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캐피털사의 전체 대출 중 신용대출의 비중은 10% 안팎이다. 20%를 넘는 곳도 일부 있다. 대출의 70% 이상은 자동차 할부대출이나 리스다. 나머지는 주택담보대출이나 기계류 할부대출이다.



캐피털사는 예금 없이 대출만 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고민이다. 이들은 주로 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하거나, 은행 돈을 빌린다. 남에게 빌려온 돈을 빌려주는 영업이므로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을 상대하다 보니 비용도 많이 든다.



문제는 이런 높은 금리가 과연 적정한지 여부다. 캐피털사의 자금 조달은 ▶회사채 발행 60% ▶은행 차입 20% ▶기타(어음 발행 등) 20%로 이뤄진다.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은행에서 차입할 때 적용되는 금리는 캐피털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10% 수준이다. 금융위기 때는 10%를 훌쩍 넘었지만 요즘은 5~6% 선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캐피털사도 꽤 있다. 은행 차입금리도 보통 이 수준이다. 캐피털사는 여기에다 대손충당금, 연체율, 사업비, 마진을 고려해 대출금리를 정한다. 캐피털사는 지점이 적다 보니 대출상담사나 중개사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비가 많이 드는 구조다. 또 연체율도 3.9%로 은행권(1% 미만)보다 훨씬 높다. 캐피털사의 주 고객은 저축은행도 이용하기 힘든 신용등급 5~8등급에 해당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관심은 이를 대통령의 뜻대로 낮출 수 있느냐다. 금융당국은 캐피털사가 상당한 이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캐피털사들의 총영업수익(매출액)은 9조4775억원, 영업이익은 1조1609억원, 당기순이익은 9581억원에 달했다. 하나·스탠다드차타드처럼 적자를 낸 곳도 있지만 대형사인 현대(당기순이익 4112억원), 롯데(647억원), 우리(235억원) 등은 대규모 흑자를 거뒀다.



하지만 캐피털사들은 난색을 보인다. 금리가 낮아지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신금융협회 김인성 실장은 “금리를 낮춘다면 캐피털사는 우량 고객만 상대하려 할 것이므로, 저신용자는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다른 보완조치 없이 금리만 인위적으로 낮추면 고금리를 쓰던 저신용자들은 캐피털사로부터 내몰려 대부업체나 사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종윤·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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