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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콜롬비아와 외교 단절”

중앙일보 2010.07.24 01:44 종합 12면 지면보기
베네수엘라가 이웃 국가 콜롬비아와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게 은신처를 제공해 주고 있다”는 ‘거짓 주장’을 콜롬비아 측에서 했다는 이유에서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영 TV 담화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이 전쟁을 도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미군기지·반군지원 싸고 작년 6월부터 갈등 … 국경엔 군병력 배치

차베스의 발언은 콜롬비아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특별회의에서 “베네수엘라가 1500여 명의 FARC 조직원들을 숨겨 주고 있다”며 OAS 차원의 조사를 촉구한 후에 나왔다. 루이스 알폰소 오요스 OAS 주재 콜롬비아 대사는 “베네수엘라에 있는 FARC 캠프를 찍은 것”이라며 항공사진·비디오 등을 증거 자료로 제시했다. 하지만 차베스는 “전쟁 구실을 찾기 위해 가짜 캠프를 만들었다” 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갈등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다. 콜롬비아가 자국 내 7개 공군기지를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부터다. 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반미 지도자 차베스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계획을 콜롬비아가 돕고 있다”고 거칠게 비난했고, 콜롬비아가 이에 맞서 ‘FARC 은신처 제공설’을 제기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베네수엘라는 외교 관계 단절 이후 콜롬비아 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고, 콜롬비아 외교관들에게 72시간 이내 출국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콜롬비아와의 국경에 군 병력을 배치했다.



그러나 양국 갈등이 대규모 군사 충돌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가 우리베를 거칠게 비난하면서도 다음 달 초 취임할 예정인 차기 콜롬비아 대통령 당선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에 대해선 “좌우 정부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계 복원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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